[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일본의 2018년 공시지가가 3년 연속 상승한 가운데, 특히 지방 상업지의 지가가 버블 붕괴 후 27년 만에 처음 상승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지방에서 호텔 등 숙박시설 건설이 늘어난 것이 지가 상승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호텔 등에 투숙한 외국인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7800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지방에서 숙박한 외국인은 전년보다 16%나 늘어나며, 도쿄(東京)·오사카(大阪)·나고야(名古屋) 등 3대 도시권(10%)을 추월했다.
스키 리조트로 인기가 높은 홋카이도(北海道)의 니세코(ニセコ) 지구는 상업지는 물론 주택지의 지가 상승률도 30%를 넘어서며 일본 내 톱을 기록했다. 쿠챤초(倶知安町)에서는 한 채당 가격이 1억엔(약 10억원)을 넘는 고급 콘도미니엄이 순식간에 판매 완료됐다.
신문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부터 이 지역에서 장기 투숙용 콘도를 구입하기 시작한 호주 관광객들에 더해 최근에는 홍콩 등 아시아 지역 부유층이 매입했다.
방일 관광객 증가가 일본 지방 상업지 땅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국토교통성은 “일본 열도의 최북단 홋카이도에서 최남단 오키나와(沖縄)현까지 방일 관광객 증가에 따른 파급 효과가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키나와에서는 나하(那覇)시의 주택지가 20% 가까이 상승했고, 몇 년째 가격 변동이 없던 주변 섬들의 상업지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시가키지마(石垣島)와 미야고시마(宮古島)의 중심가 땅값은 4~6% 가까이 올랐다.
후쿠오카(福岡)시에서는 JR하카타(博多)역과 복합상업시설인 ‘캐널시티하카타’를 잇는 지역의 땅값이 19% 상승했다. 긴테쓰(近鉄)부동산은 내년 역 주변에 도시형 호텔을 개업하고, JR규슈(九州)도 복합상업시설을 건설 중이다. 모두 방일 관광객 증가를 겨냥한 것이다.
JR규슈의 아오야기 요시히코(青柳俊彦) 사장은 “(지방에서) 도쿄 이상으로 땅값이 오르는 지역도 나오고 있다”며 “단, 방일 관광객 수요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지가 과열은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