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규희 기자]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하는 장치가 설치된 폭스바겐·아우디 자동차에 대해 정부가 자동차 교체 명령을 내리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달라는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착석해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헌법재판소는 29일 정모씨 등 3명이 환경부 장관의 자동차 교체명령 불행사가 헌법에 어긋난다며 낸 헌법 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재판부는 "정부가 폭스바겐 자동차교체명령을 하지 않은 것이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 청구인들의 청구는 구체적인 의무가 인정되지 않는 공권력의 불행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헌법으로부터 유래하는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는 헌법상 명문으로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는 경우, 헌법 해석상 공권력 주체의 작위 의무가 도출되는 경우,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등을 포괄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헌법 제35조 제1항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국민건강 및 환경에 대한 위해를 방지해야 할 국가의 추상적 의무를 도출할 수 있으나 헌법 명문상 정부가 청구인들 소유의 폭스바겐 자동차교체명령을 해야 한다는 구체적 이행의무가 규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산권 관련 헌법 규정과 관련 법령에서도 정부의 자동차교체명령 이행 의무가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고 봤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은 정부가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교체를 명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 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부품교체 명령으로 검사 불합격 원인을 해결할 수 없는 경우 자동차의 교체, 환불 또는 재매입을 명할 수 있도록 했다.
헌재는 이 규정에 대해 “자동차교체명령은 부품교체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부품교체명령으로 그 결함을 시정할 수 없는 때에 한하여 보충적으로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위 조항들이 정부로 하여금 자동차교체명령을 해야 할 의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폭스바겐 차량 소유주들은 지난 2016년 9월 20일 자동차 엔진에 실제 도로주행 시 배출가스 저감장치 성능 임의 설정이 적용돼 있어 정부가 자동차 교체 명령을 해야 할 헌법상의 의무가 있으나 이를 하지 않아 청구인들의 환경권 및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헌법소원을 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