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일본에서 여자 고등학생들이 임신이나 출산을 이유로 학교 교육 현장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문부과학성이 전국의 공립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임신이나 출산을 이유로 학교로부터 퇴학을 권유받아 자퇴한 사례가 2015~16년 사이 32건에 달했다고 전했다.
조사에 따르면 15년~16년에 학교 측이 학생의 임신 사실을 파악한 것은 전일제(일반적인 고등학교)가 1006건, 정시제(주간·야간으로 나뉘어 있으며 일하며 다니는 학생이 많다)가 1092건 등 합계 2098건이었다. 그 중 ‘본인 또는 보호자의 의사에 따른 자퇴’가 전일제 371건(36.9%), 정시제 271건(24.8%)으로 가장 많았다.
‘학교의 권유에 따른 자퇴’는 전일제에서 21건, 정시제에서 11건이 있었다. 특히 학생과 보호자가 ‘통학, 휴학이나 전학’을 희망했음에도 학교가 자퇴를 권유한 사례도 전일제 12건, 정시제 6건에 달했다.
일본 내에서 임신이나 출산을 했을 때 정학 또는 퇴학 처분한다는 교칙이 있는 학교는 거의 없다. 이와테(岩手)현의 한 공립고등학교의 경우 임신하면 퇴학 처분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임신을 ‘문제 행동’이라고 보는 사고는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2015년 규정을 삭제했다.
문부성 담당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경우 빈곤의 연쇄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학교가 쉽게 퇴학을 권고하지 말고 학생에게 필요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가족계획협회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일본가족계획협회> |
일본산부인과의사회의 다네베 교코(種部恭子) 상무이사는 “요즘 아이들은 ‘생명을 소중하게’라는 교육은 받고 있지만, 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며 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임신에는 상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학생 혼자 책임을 지고 있다. 가령 상대 남성이 학생일 경우 남학생은 아무렇지 않게 학교를 다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10대 출산 여성은 1만1929명이었다. 그 중 14세 이하는 39명. 10대 인공중절도 1만6113명에 달했으며, 그 중 70명이 14세 이하였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