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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출신의 화가 김병수, '창세기' 유화로 압축

기사등록 : 2018-03-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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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성경(창세기)을 그림으로 옮기는 작업, 참으로 충만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2년간 정말이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림에 몰입했습니다. 다른 소재를 그리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고 뜻 깊었어요. 복음은 힘이 있어 어디든, 언제든 뻗어나갈 거라 믿게 됐습니다”
은행원 출신의 화가 진운 김병수 씨(66, 전 산업은행 이사)가 ‘창세이야기’라는 타이틀로 오는 4월 2일부터 8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갤러리 반포대로 5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전시에는 창세기 전편을 압축한 19점의 유화가 출품된다. 또 그간의 화업을 살필 수 있는 고양이 등을 그린 유화 13점, 판화, 도자기 작업 등이 내걸린다.

김병수, ‘창세기 3장 6절, 선악과’. 유화.

김병수 씨는 한국산업은행(KDB)에 30년간 재직하며 국제업무부장, 신탁본부장(이사)을 역임한 금융전문가다. 퇴직 후에는 화가로, 또 경제학 교수로 활동해왔다. ‘인생 2막’을 화가로 살기로 결심했던 김 씨는 서울과 프랑스 니스에서도 개인전을 가졌을 정도로 그간 꽤 탄탄한 역량을 보여왔다. 신실한 크리스찬이었던 그는 수년 전부터 성경의 내용을 꼭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우선 창세기를 유화로 옮기게 됐다.

김 씨는 산업은행에 재직하던 당시 ‘은퇴 후에는 고교시절의 꿈이었던 음악과 미술을 하리라’고 다짐했었다. 그러던 중 2003년 산업은행 싱가포르지점 근무 시절, 주말에 체코 아티스트로부터 미술을 사사받으며 그림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귀국 후에는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서양화가 김선희 씨를 만나 본격적으로 유화 작업을 사사하며 작업에 매진했다. 그리고 2008년에는 프랑스 니스의 유서 깊은 줄리앙달리 성(城)에서 니스 시 초청으로 ‘한국현대미술 5인전’에 참여했다. 그동안 김 씨는 전통민화의 모티프와 고양이 등을 유화로 표현해왔다.

2007년 은행 은퇴 후에는 SK경제연구소에서 전문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미술공부를 더할까, 전공을 살려 경제 공부를 더해 대학에서 청년들을 지도할까 고민하다가, 중국정치경제 공부를 더해 대학 강의를 2017년까지 8년여간 해왔다.

김병수 씨는 “2016년부터 성화를 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그래서 신학공부를 하려 했는데 에스라성경대학원 총장을 역임하셨던 민경동 장로님을 만나게 됐고, 마침 성경공부 그룹이 있어 합류했지요. 성경을 공부하고 묵상하면서 구속의 은혜를 깊이 깨닫게 됐고, 침침하던 마음의 눈이 활짝 열려 복음의 근간인 창세기를 그리게 됐습니다”라고 밝혔다. 김 씨는 말씀 공부와 동시에 중세시대의 성화 등을 참고해 독자적으로 화면을 구상하고, 드로잉 작업을 거쳐 마침내 창세기를 19점의 유화로 완성해냈다. 그가 그린 창세기 연작은 성경의 각 장면이 짜임새있는 구도 아래 조형적으로도 차분하고 유려하게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김병수, ‘창세기 46장 4절, 너와 함께 애굽으로 내려가겠고’. 유화.

김 씨는 창세기 1:1~2:3은 서론으로, 6일 동안의 첫 창조, 일곱 째 날 안식하심으로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계획을 드러내는 시기, 창세기 2:4부터 50장까지 10단락의 톨레돗(족보)으로 구분하고, 창세기를 구속사적 관점에서, 또 하나님나라를 이뤄가는 믿음의 여정에서의 핵심사상을 19점의 그림으로 압축했다.

그는 “오묘하면서도 방대한 창세기 말씀을 제대로 표현하기에는 제 역량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제 그림을 통해 성경에 좀 더 관심을 갖고, 하나님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특히 비주얼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이 성경공부를 할 때 적절히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소망을 전했다. 전시에 발맞춰 젠한국도자기가 김 씨의 그림을 도자기접시로 제작해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요즘 김병수 작가는 예수의 생애를 유화로 제작하고 있다. 앞으로 사도행전, 요한계시록 등 말씀의 성화작업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전시 개막일인 2일 오후 4시에는 민경동 광야교회 장로, 최정호 남서울교회 목사, 젠한국도자기 사장, 황한호 돈암그리스도의교회 목사, 김선희 작가 등이 참석해 기념예배를 갖는다.

[뉴스핌 Newspim]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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