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 정부의 공문서 신뢰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방위성은 2일 자위대가 이라크 파견(2004~2006) 당시 작성했던 활동보고(일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일보는 지난해 방위성이 국회 답변에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문서다. 야당은 국회 답변의 신뢰성을 흔드는 문제라며 추궁하겠다고 나섰다.
오노데라 일본 방위상.<사진=NHK 영상 뉴스> |
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전날 "방위성을 조사한 결과 10년 전 이상의 자료를 새롭게 발견했다"고 밝혔다.
문서 작성 기간은 2004~2006년으로 분량은 총 376일분·1만4000페이지 이상이다. 해당 문서는 지난해 2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나다 도모미(稲田朋美) 당시 방위상이 "확인해봤지만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던 일보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당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이번 달 중순까지 자료를 요구했던 국회의원에게 해당 자료들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지난해에도 남수단에 유엔(UN)평화유지활동(PKO)으로 파견된 육상 자위대가 관련 일보 데이터를 폐기했다 해놓고 내부에 보관해왔던 사실이 발각돼 논란이 됐다. 이나다 당시 방위상이 사임했고, 구로에 데츠로(黒江哲郎) 당시 사무차관, 오카베 도시야(岡部俊哉) 당시 육상막료장이 징계를 받아 사임했다.
방위성은 남수단 PKO일보 문제의 재발 방지책으로서 ▲통합막료감부(합참)의 문서 관리 일원화 ▲전국 육상 자위대 부대 보유 문서 확인 조사 등을 해왔다. 그 결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내각 당시 이라크 부흥지원특별조치법에 근거해 이라크에 파견(2004~2006) 부대가 현지 작성한 일보가 발견됐다.
방위성에 따르면 육상 자위대 연구본부(현 교육훈련 연구본부)가 처음 발견해 올해 1월 12일 육상막료감부 총무과에 보고했다. 이와는 별개로 육상막료감부 위생부도 1월 26일 문서를 발견해 같은 달 31일 육상막표감부 총무과에 보고했다. 육상막료감부는 2월 27일 통합막료감부에 전달했고, 오노데라 방위상에는 3월 31일 보고됐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지난 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보고했다.
문서는 ▲이라크 부흥지원군 작성 문서 319일분 ▲이라크 부흥업무 지원대가 26일분 ▲후송업무 부대가 31일분이었다. 자위대원의 활동 내용이나 현지 치안정세 등에 대해서도 기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견 당시 일본 정부가 '비전투지역'이라고 했던 자위대의 활동 지역 실태가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해 2월 20일 고토 유이치(後藤祐一) 당시 민진당 의원이 남수단 PKO 일보 문제와 관련해 이라크 파견 부대의 일보가 존재하는지를 질문했을 때 방위성 측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답변했었다. 이에 대해 오노데라 방위상은 "당시엔 한정적인 조사를 했기 때문에 발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야당 측은 국회에서 추궁할 자세를 보이고 있다. 고토 의원은 "(지난해 이나다 당시 방위성의 답변이) 허위 답변이라는 점이 밝혀졌다"며 국회에서 이라크 파견 부대 일보 문제를 새롭게 추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쓰지모토 기요미(辻元清美)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도 국회 내에서 기자단을 만나 "왜 지금 발견됐는지 이상하다"며 "고의로 감춰온 것이라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정부·여당 연결회의에서 "범 정부적인 차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문은 "육상 자위대 내에서 1월에 발견한 뒤 방위상에게 보고될 때까지 3개월 가까운 시간이 걸린 것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재무성이 모리토모(森友)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과 관련한 재무성의 결재 문서 조작에 이어 공문서에 대한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