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깔창생리대’ 논란으로 공정당국이 유한킴벌리의 생리대 독과점을 정조준 했지만, 결국 ‘무혐의’ 결론 났다. 유한킴벌리의 생리대 가격남용을 조사했으나 현행 공정거래법상 위법성 적용이 어렵다는 얘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한킴벌리의 생리대 가격남용 조사와 관련해 지난 2일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2년 전 사회적 논란이 됐던 ‘깔창 생리대’ 문제는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사안이다. 생리대 시장의 가격남용 행위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공정위는 유한킴벌리에 대한 서면조사와 3차례 현장조사를 추진, 사실관계 파악에 주력한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한킴벌리는 국내 일회용 생리대 시장 점유율 46.6%로 1위 사업자다. 즉, 상위 3사 시장점유율 합계(CR3)가 75% 이상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된다.
생리대 진열대 <뉴스핌DB> |
가격남용여부를 타깃으로 공정위는 2010년 1월~지난해 8월 기간 중 유한킴벌리가 생산·판매한 127개 제품(단종 포함)의 가격인상 행위 여부 및 규모를 집중해왔다.
하지만 가격인상 행위가 기존제품보다 신제품·리뉴얼제품 출시에 집중돼 있어 관련 법 적용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행 공정거래법령은 규제대상을 기존의 가격을 변경하는 행위로만 제한하고 있다.
가격인상률도 재료비·제조원가 상승률과 비교해 현저히 크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2017년 가격이 7년 전과 비교해 공급가격 인상률이 19.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 구매단가 상승률과 재료비 상승률, 제조원가 상승률도 각각 12.1%, 12.0%, 25.8% 수준이었다.
또 경쟁사간 가격에서도 1위 사업자인 유한킴벌리와 4위 업체인 한국피앤지가 유사한 수준이었다. 가격인상률과 비용상승률 간 차이는 4개 업체 중 2번째로 높은 경우였다.
영업이익률의 경우는 2012년 이후 유한킴벌리와 2위 LG유니참이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단 유한킴벌리의 영업이익률은 제조업 평균보다 훨씬 크다는 게 공정위 조사 결과다.
공정위 측은 “가격인상률이 20% 이상인 5개 제품이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5%(공통 생산기간 2013년 6월~2014년 4월 기준)에 불과했다”며 “신제품·리뉴얼 제품의 경우 기능·소재·디자인이 개선돼 소비자이익이 확대되는 측면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출고조절 의혹과 관련해서는 “신제품 출시 이후 기존제품에 대한 주문량이 감소하고 2016년 7월~11월 중 생산량이 주문량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고량이 충분해 2017년에는 생산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사업활동방해 여부와 관련해서도 “유한킴벌리가 다른 유통채널과 달리 오프라인 대리점에 대해 부당한 가격차별을 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며 “가격인상률이 가장 높은 유통채널이 연도별로 바뀌고, 오프라인 대리점 수도 특별히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규하 기자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