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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정면 충돌’ 무역전쟁 드라마의 결말은

기사등록 : 2018-04-05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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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강들 확대전 치닫나..세계 무역 지형도 변화는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설마 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11월 중간선거와 내년 재선까지 승기를 잡으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맹공에 중국 역시 끝장을 보겠다는 태세다.

미국의 연 500억달러 규모 관세와 중국이 추가로 발표한 보복 관세가 강행될 경우 업종별 명암이 엇갈리겠지만 큰 틀에서 승자 없는 전쟁이 될 것이라는 데 시장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3750억달러의 중국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도화선이 된 이른바 G2의 ‘전쟁’이 궁극적으로 전세계 무역 지도를 바꿔 놓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승자 없는 전쟁, 양보는 없다

중국이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콩류와 자동차, 화학 제품을 대상으로 두 번째 보복 관세 계획을 내놓자 잠시 긴장을 늦추고 있던 업계와 투자자들이 다시 패닉에 빠졌다.

미국 자동차 수출입 현장 <출처=블룸버그>

미국 주요 기업과 시장 전문가들이 주시하는 것은 과연 트럼프 행정부가 파멸로 치닫는 무역전쟁을 모면하기 위한 해법을 확보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역사적으로 패자만 남긴 무역전쟁의 결과가 이번에도 되풀이되는 것은 물론이고 충격이 과거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는 경고다.

미국과 중국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전의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연 5000억달러의 무역 적자와 3000억달러 규모의 지적재산권 유출 사태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을 포함한 미국 정책자들은 무역전쟁이 두렵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중국 역시 끝까지 대응하겠다는 결의를 표시했다.

양국의 관세 혈전과 같은 무역 마찰이 발생할 때 세계무역기구(WTO)가 적어도 이론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하는 국제기구로 버젓이 자리잡고 있고, 과거 1995~2015년 사이 500건을 웃도는 각종 사안들이 실제로 WTO를 통해 타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이날 워싱턴 포스트(WP)는 주장했다. 최근 수개월에 걸쳐 중국이 WTO를 앞세워 미국에 비판의 날을 세웠고,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와 같이 WTO의 중재를 통한 해법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 열강들 확대전으로 치닫나

글로벌 경제 1~2위 국가의 무역전쟁이 유럽과 일본까지 포괄하는 확대전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의 폐쇄적인 경제 정책에 불만을 품은 것은 유럽과 일본도 마찬가지.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연 500억달러 관세 결정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중국이 국제사회의 동정표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날 인도의 이코노믹타임즈는 오히려 미국이 중국 압박에 대한 주요국들의 호응을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2017년 11월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가 대화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 <사진=AP/뉴시스>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업과 IT,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에 반감을 가진 유럽과 일본을 회유해 이른바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으려는 전략을 동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장차 미국과 무역 협상을 벌여야 하는 유럽 주요국과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해법과 자국 경제의 이해 사이에 절충점을 찾는 데 고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들의 행보와 중국의 대응에 따라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가 여러 갈래로 나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건설적이고 공정한 무역 협상보다 각국의 교역 장벽을 높이는 한편 기존의 무역 질서를 크게 흔들어 놓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전세계 무역지도 어떻게 재편되나

중국과 미국의 관세 보복이 거듭되면서 전면적인 무역전쟁이 가시화될 경우 전세계 무역시장의 지형도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 점치기 어렵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한 보호 무역주의 정책과 최근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이르기까지 연이은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 여기에 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파장을 포괄하는 큰 틀에서 조명할 때 앞으로 전개될 글로벌 무역 질서는 안개 속이다.

주요 외신과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는 지난달 11개 회원국이 공식 서명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아시아 신흥국이 자유 무역의 한 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시됐다.

특히 미국과 무역으로 과거만큼 ‘재미’를 보기 어렵게 된 중국이 인도와 관계 강화에 잰걸음을 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포브스는 미국과 교역이 크게 위축될 경우 중국 정부가 그 밖에 주요 교역국에 호의적인 행보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특히 대미 무역 공백을 상쇄하기 위해 인도를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도와 중국의 2016-2017년 교역 규모는 총 715억달러에 달했고, 중국은 같은 기간 511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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