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효주 기자] “최근 몇 년 간 장사가 너무 안됐어요. 젊은 층 발길이 줄면서 그랬을 거란 생각들을 많이 했지요. 시장인데 사람이 많아야 하는거잖아요. 아무래도 (상생스토어가)들어오면 손님이 늘지 않을까요.”
경동시장 입구 근처에서 약재상을 운영하는 김 모씨의 말이다.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60년 역사의 재래시장 경동시장에 5일 문을 열면서, 상인들도 한껏 기대감이 높아진 모습이다.
경동시장은 58년 역사를 가진 서울의 대표 재래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유통 환경이 변하면서 60세 이상 유동 인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젊은 층의 발길이 뜸해진 상황이었다.
◆ 58년 역사 경동시장과 '상생'하는 노브랜드
실제 상생스토어가 입점한 신관 건물 2~3층의 경우 공실률이 60~70% 달하는 등 경동시장 상인들 내부에서도 활로를 모색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는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오광수 경동시장 상인회장은 “상인회장을 13년 동안 해왔지만 발전시킨 것이 없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장사가 잘됐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손님 발길도 끊기고 최근 장사가 너무 안 됐고 당진 상생스토어 개점식을 참석해보니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되는 장면을 봤다. 경동시장은 노령화되고 있어서 노브랜드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해 7월 경동시장 측은 이마트에 상생스토어 유치를 제의했고 이듬해 10월 유치 협약을 체결, 8개월 간 협의 과정을 거쳐 경동시장점을 개점했다.
이번에 입점한 상생스토어는 경동시장 안쪽에 위치한 신관 2층에 마련됐다. 신관 2층에는 기존에 영업 중이었던 29개 인삼/패션 매장을 입구 전면에 배치해 상생스토어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동선을 고려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이마트 PB상품 950여개 품목을 판매하며 전체 상품 중 70%는 중소기업 상품으로 구성됐다. 또한 경동시장과 상생을 위해 냉동과일과 냉동축산을 제외한 일반 채소, 과일, 건어물, 수산 등을 판매하지 않고 영업시간도 경동시장을 찾는 고객이 많은 시간대로 조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이날 상생스토어를 방문한 주부 한 모씨는 “평소 경동시장에 가끔 오는데 앞으로도 자주 들를 것 같다”면서 “(상생스토어에) 안 써본 물건이 많은데 싼 것도 좀 있는 것 같아 만족한다”고 전했다.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서울 지역 최초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문을 연 가운데 시민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마트> |
◆ 복합쇼핑공간 탈바꿈....카페·도서관·놀이터 한 데 모아
상생스토어 안쪽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어린이희망놀이터가 눈에 띈다. 고객들이 쇼핑을 하는 동안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아이 돌봄이가 상주한다. 희망놀이터는 최장 두 시간을 이용할 수 있고, 시장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입장료(5000원)을 50% 할인해준다.
희망놀이터 좌측에는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인 ‘카페숲’과 동대문구에서 마련한 ‘작은도서관’ 등으로 구성된 휴게 공간이 위치했다. 쇼핑을 하면서 고객들이 아이를 맡기거나 차를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객 공간이 마련되면서 젊은 층 고객 유입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페숲’의 경우 스타벅스가 지역사회 기관의 노후한 카페를 인테리어 리노베이션, 바리스타 교육, 매장 운영 컨설팅 등을 해주는 자립 지원 프로그램으로 수익금은 전부 경동시장 상인들의 장학금으로 쓰일 예정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이마트 정동혁 CSR상무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효과가 알려지면서 입점 문의나 공문 등 제안이 전국 각지에서 들어오고 있다"며, "올해도 상생스토어을 확대해 전통시장과 함께 공생의 길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이마트는 이번 경동시장점을 시작으로 5개 이상을 추가로 오픈해 10호점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서울 지역 최초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문을 연 가운데 아이들이 별도로 마련된 희망놀이터에서 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이마트> |
[뉴스핌 Newspim] 박효주 기자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