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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금리 공시 개편…중금리대출 빼고 공개

기사등록 : 2018-04-0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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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공시방안 개편…중금리대출 착시효과 제거

[뉴스핌=최유리 기자] 각 은행의 대출금리를 비교할 때 착시 현상이 없어지게 될 전망이다. 10%대인 중금리대출을 평균 대출금리 공시할 때 제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대출금리 비교 공시부터 중금리 대출을 제외한 평균 금리를 추가할 예정이다.

지순구 은행연합회 여신제도부장은 "중금리대출을 취급할 경우 전체 금리가 올라가 보일 수 있다"며 "은행이 금리를 높여 이자 수익을 늘리려 한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어 개편하려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대출규제 방식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26일 시행된다. DSR은 개인이 상환해야 하는 연간 대출의 원금과 이자가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산정한 것으로 신용대출과 자동차할부금, 카드론 등 모든 종류의 부채를 포함한다. 기존의 총부채상환비율(DTI) 보다 대출요건이 까다로워 진다. 이날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의 모습. /이형석 기자 leehs@

은행연합회는 매달 각 은행의 신용등급별 대출금리와 전체 평균금리를 공시하고 있다. 각기 다른 은행별 신용등급을 10등급 체계로 변환해 5개 구간으로 나눠 보여준다.

중금리대출도 공시하고 있지만 보여주는 방식이 다르다. 은행별 대표 상품에 한해 분기 기준으로 공시하고 있어서다. 신용등급도 6개 구간으로 체계가 다르다.

평균 금리에서 중금리 대출을 제외할 경우 금리가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대출 대부분은 금리가 5% 미만인 반면, 중금리 대출은 10% 중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4.18%였으나 중금리대출 금리(지난해 말 기준)는 7.57%였다.

은행별로 비교해도 차이가 있다. 신용대출 금리는 ▲케이뱅크 5.55% ▲하나은행 4.31% ▲신한은행 4.01% ▲우리은행 3.94% ▲국민은행 3.88% ▲농협은행 3.76% ▲카카오뱅크 3.81% 순이다. 반면 중금리대출은 ▲국민은행 8.18% ▲하나은행 8.10% ▲신한은행 8.06% ▲우리은행 7.81% ▲농협은행 7.56% ▲카카오뱅크 5.76% 순이다.

은행연합회가 대출금리 공시를 개편하는 것은 현 방식이 달라진 금융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정부의 포용적 금융 기조 아래 은행권에선 중금리대출을 늘리고 있는데다, 중금리 상품 비중이 높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진출하면서 금리 착시 효과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민간 금융기관의 중금리대출(평균금리 18% 이하, 4~10등급 차주에 70% 이상 실행된 상품 기준) 규모는 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배 늘었다. 시중은행만 보더라도 10% 대출 비중은 2016년 2월 3%에서 2017년 9월 5%로 증가했다.

중금리대출 확대는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에서 2022년까지 중금리대출 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의 서민금융평가시 중금리대출 실적을 반영하거나,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는 금융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간 중금리 대출 규모 <그래프=금융위>

은행권은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중금리대출을 떠안으면서도 이자장사로 실적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을 받았다. 중금리대출 확대로 대출금리가 실제보다 더 올라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중금리대출 비중이 높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불만도 컸다. 시중은행보다 평균금리가 높아 출범 당시 내세웠던 서민금융의 역할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안효조 케이뱅크 사업총괄본부장(COO)은 "중금리상품이 아니더라도 7등급 이상의 차주에게도 대출을 해주는 등 상품의 특성이나 신용등급 체계가 은행마다 다르다"며 "이를 일반화해서 통계내는 것에 한계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 부장은 "중금리대출이 늘어난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는 인터넷은행의 건의와 시중은행들의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선 금리를 제대로 비교할 수 있고 은행권에선 중금리 대출을 보다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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