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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간다] 주방 알바 집에 보낸 '코로'

기사등록 : 2018-04-0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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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닦고 조이고...사람처럼 일하는 '협동로봇'
근로시간 단축 기여, 최대 시장은 '아시아'
한화·두산 등 국내 기업 사업진출 잰걸음

[뉴스핌=심지혜 기자] 일본의 덮밥 체인점 요시노야 주방에는 로봇 ‘코로(CORO)'가 근무한다. 코로의 업무는 식기세척기에서 나온 그릇을 카메라로 식별한 다음 최대 86.5cm까지 늘어나는 팔로 종류별로 정리하는 일이다. 정리가 끝나면 직원에게 이를 알린다. 사람이 근처에 오면 센서가 감지해 하던 동작을 멈춘다. 사람이 자리로 돌아가면 원래 동작으로 자연스럽게 복귀한다.

코로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업무를 도와주는 '협동로봇'이다. 협동로봇은 물건을 집어 나르거나 나사를 조이는 등 단순 반복적이지만 오랜 시간 지속하기 어렵고 인건비 부담이 큰 작업에 주로 투입한다. 기업은 협동로봇의 도움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사람을 배치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코로 <사진=라이프로보틱스>

◆ 협동로봇 '코로', 요식업에서 자동차·전자업으로 취업

종업원들이 매일 약 1300개의 그릇을 2시간 20분에 걸쳐 정리했던 요시노야 매장은 코로 덕분에 30분가량 단축했다. 종업원이 그릇을 깨는 사고나 개인적인 용무로 도중 자리를 비우는 경우도 없어졌다. 코로는 출시 1년 만에 식품제조기업 '로얄', 자동차기업 '도요타', 전자장치기업 '오므론' 등 다양한 작업장에 취업하고 있다.

협동로봇 시장은 아직 태동기지만 성장성이 큰 분야로 주목되면서 진출 기업과 수요처가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마켓에 따르면 협동로봇 시장은 2016년 2억달러에 판매 대수 3936대에서 2022년 32억7000만달러, 14만2108대로 연평균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작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이었으나 점차 북미와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는 2019년부터 협동로봇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 2025년에는 전체 시장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니버설로봇(덴마크), KUKA(독일), 리싱크로보틱스(미국), ABB(스위스), 가와사키(일본)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 한화테크윈, 두산로보틱스도 본격 참여

국내에서는 한화테크윈과 두산로보틱스가 올해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먼저 뛰어든 곳은 한화테크윈으로 지난 2016년 삼성테크윈에서 넘어온 이후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섰다. 기존 방위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빠르게 진입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사업이 협동로봇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로봇 제작에 필요한 쇠 가공이나 제어 시스템 부문 등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협동로봇 <사진=한화테크윈>

출시 제품은 HCR-5(기반중량 5kg, 작업반경 91.5cm) 한 종류로 2018년 4월 기반중량과 작업반경을 달리한 2종을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강점은 자체 개발한 제어 시스템을 통해 사람과 협동로봇 간의 충격 발생 시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과 부딪치면 협동로봇은 즉각 멈추지 않고 살짝 뒤로 밀린다. 쉽게 말해 고정된 벽에 부딪친 상황과 뒤로 밀리는 벽에 부딪치는 상황을 비교하면 같은 힘으로 부딪치더라도 후자가 실제 사람이 받는 충격이 덜한 것과 같다.

안전성 입증을 위해 국내 협동로봇업체 최초로 안전규정 ISO 13849-1 PL 등급 중 4단계(5단계가 가장 높은 등급)에 해당하는 'd등급 인증'을 획득했다.

송유진 한화테크윈 로봇사업부 매니저는 "협동로봇의 핵심인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충돌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부분이 다른 기업들과 다르다"며 "수요처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들은 즉각 반영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도 지난해 12월부터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한화테크윈보다 반년 정도 늦었지만 4가지 종류를 한번에 선보임으로써 빠르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제품은 기반중량(6kg·10kg·15kg)과 작업반경(90cm·130cm·170cm)에 따라 나뉜다. 오차범위 0.1mm의 반복 정밀도와 각 축에 탑재된 고성능 토크센서(물체를 회전시키는 물리량을 측정하는 센서)를 통해 사람의 손재주가 필요한 섬세한 작업도 가능하다. 첫 일터는 일진그룹으로, 2017년 말까지 주요 계열사 공정에 협동로봇을 투입했다. 2015년 제품 개발 단계부터 협력해온 현대자동차도 본격적인 도입을 검토 중이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올해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진출해 연간 1000대 이상, 양산 5년 차인 2022년에는 연간 9000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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