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근희 기자] "혈액으로 치매를 확인하는 치매 조기진단 키트의 판매 허가를 연내에 신청할 계획입니다. 기존 진단 방법보다 비용도 저렴하고, 간편한 만큼 진단 키트가 앞으로 회사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할 겁니다."
지난 6일 서울 염창동 메디프론 본사에서 만난 김영호 메디프론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메디프론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비마약성 진통제를 주력으로 개발하는 신약개발 바이오 업체다. 1999년 설립된 디지탈바이오텍이 전신으로, 묵인희 서울대 의대 교수, 이지우 서울대 약대 교수 등 과학자 6명이 설립했다.
◆ "정확도 90%… 건강검진 항목 진입이 목표"
김영호 메디프론 대표.<사진=뉴스핌 김근희 기자> |
회사는 올해 치매 조기진단 키트 임상시험과 허가에 집중할 방침이다. 메디프론은 치매 조기진단 키트 개발을 위해 지난해 10월 서울대학교로부터 관련 기술을 도입했다. 신약보다 개발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드는 진단 키트를 만들어 '캐시카우'로 삼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치매 치료는 점점 조기진단과 예방으로 치료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치매가 본격적으로 발병하기 전에 치매를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 뇌척수액을 뽑아내거나 200만원 이상하는 고가의 양전자 단층촬영(PET)을 받아야 했다. 검사방법이 위험하고 비용도 비쌌다. 반면 메디프론의 치매 조기진단키트는 간단하게 혈액을 뽑아서 검사하면 된다. 가격도 기존에 있는 혈액검사들과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메디프론이 개발한 치매 조기진단 키트는 혈액 속에 치매와 관련이 높은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 농도 등을 측정한다. 치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부터 치매를 예측·진단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치매 조기진단 키트의 정확도는 약 90%"라며 "최종적으로는 치매 조기진단 키트가 건강검진 항목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회사는 현재 시제품을 완성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정보기술지원센터 등과 임상시험 설계에 대해 논의 중이다. 올해 임상시험을 마치고, 식약처에 판매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 바르는 진통제 등 신약 개발에도 속도
메디프론은 올해 신약 개발 분야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바르는 진통제의 전임상시험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먹는 비마약성 진통제의 경우 원숭이를 대상으로 동물시험을 마쳤다. 이외에도 새로운 진통제와 치매치료제 후보물질을 파이프라인에 추가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로 개발 중인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제'의 경우 작용기전을 바꾸는 등 개발 전략을 수정한다. 최근 머크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이와 비슷한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다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뭉쳐지면서 치매가 발병한다고 봤다. 따라서 많은 제약사들은 베타아밀로이드가 뭉쳐지지 못하게 하는 응집 억제제를 개발 중이었다.
김 대표는 "메디프론이 개발하고 있는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제의 경우 치매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히는 뇌 염증을 저하하는 효능도 있다"며 "이러한 작용기전을 더욱 명확하고 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프론은 이외에도 올해 연구원을 확충하는 등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한다. 김 대표는 "올해 새로운 신약후보물질을 추가하는 등 확장전략을 펼칠 계획"이라며 "연구소장을 초빙하고, 연구원들을 확충하는 등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근희 기자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