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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고용은 늘었지만 생산성 제자리…서비스업 생산성↑ 관건

기사등록 : 2018-04-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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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력, 생산성 낮은 서비스업종으로 몰려
서비스 생산성 높이고, IT쪽으로 노동력 이동시켜야

[뉴스핌=김은빈 기자]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의 고용 수가 100만명 이상 늘어났지만, 생산성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한 일자리의 대부분이 개호(노인간호) 등 생산성 낮은 업종에 몰려있는 것이 원인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용 수 상승이 생산성 낮은 일자리에 몰리면서, '완전 고용'임에도 실질 임금이 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 취업자 수, 보건·사무지원 서비스↑ VS 제조업↓

일본 내각부 '국민경제계산 연차 추계'에 따르면 일본의 취업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두번째 정권을 잡았던 2012년부터 2016년까지 168만명 증가했다. 이 기간에 증가한 노동자의 94%는 65세 이상, 82%는 여성이었다. 

업종 별로 살펴보면 증가한 취업자의 60%가 개호 등 보건·위생 업종에 몰려있었다. 고령자가 증가하면서 개호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확대된 게 원인이었다. 이 기간 동안 보건·위생 업종 취업자 수는 연간 20만명 이상씩 급증했다. 

뒤이어 사무대행 등 사무지원 서비스업이 76만명 증가했다. 숙박·음식 서비스업도 12만명 증가했다. 

반면 2012~16년 동안 제조업의 취업자 수는 28만명이 감소했다. 신문은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제조·건설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노동력이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노동력이 생산성이 높은 업종에서 낮은 업종으로 이동한다는 점이 고도 성장기의 노동력 이동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태평양전쟁 패전 이후 농림·어업에서 생산성이 높은 제조업으로 노동력이 이동했다. 1956년부터 1972년까지 늘어난 955만명의 취업자 중 약 60% 이상을 제조업이 흡수할 정도였다. 이는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현재 노동력이 이동하고 있는 개호분야는 1인당 생산 부가가치(생산성)이 2012~16년 새 3.8% 하락했다. 업무지원 서비스도 같은 기간 9.5%, 숙박·음식 서비스업은 3.1%가 하락했다. 

임금 수준도 상대적으로 낮다. 후생노동성의 임금 구조기본통계에서 연수입을 추계해본 결과, 제조업은 평균 503만엔인데 비해 숙박·음식업은 349만엔에 그쳤다. 개호는 348만엔이었다. 연수입 증가율도 제조업은 3.6%인데 비해, 개호는 0.4%였다. 

일본 거리 풍경 <사진=NHK>

◆ '고용의 질' 위해 서비스 생산성 올려야

신문은 "고용의 질을 올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서비스업의 생산성 향상"이라고 전했다. 취업자 수가 가장 가파르게 늘고있는 개호업계의 경우, 서비스의 질을 높여도 소득에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개호보험을 통해 서비스의 가격을 국가가 정해놨기 때문이다. 자연히 생산성을 높일 인센티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 

또 비용을 줄이는 등의 효율화 투자도 진행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인재파견회사 관계자는 "사회복지법인의 경우 개호 로봇이나 센서를 도입해 비용을 줄이지 못하고 사람으로 커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숙박·음식 사업 역시 가족경영으로 운영되는 중소 사업체가 많아 효율화가 지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IT 분야 등 성장이 전망되는 분야로 인재들이 몰리기 쉽게 개혁할 필요도 있다. 리쿠르트 커리어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이직시장 구인배율은 인터넷 전문직이 6배 전후, 제작 소프트웨어 개발 엔지니어가 5배 전후로 높은 수준이었다. 구인배율은 구직자 1인당 일자리를 뜻한다. 

후생노동성이 정리한 유효구인배율도 2월 기준 개발 기술자는 2배를 넘긴 상태다. 

야마다 히사시(山田久) 일본 총합연구소 연구원은 "노동자가 성장산업분야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익힐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산학(産學)이 연대해 그런 환경을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문은 덴마크를 참고 사례로 들었다.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에서는 해고 규제를 완화해 저성장 기업이 구조조정을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실업자가 성장 기업에 재취직하기 쉽도록 직업훈련 제도도 잘 정비해놨다. 

반면 일본은 성장업종이 요구하는 능력·기술을 익힐 수 있는 재교육 기능이 약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의 25~64세 중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는 사람의 비율은 2.4%에 그쳤다. OECD 평균인 10%를 크게 하회한다. 재교육 기관이 약하면 이직을 통해 고용조건을 높이는 '스텝업'도 어려워진다. 

신문은 "2012~2016년 동안 제조업종에서 생산성이 올라간 가장 큰 원인은 경영부진에 빠진 기업이 잉여 인재를 줄인 덕분"이라면서 "하지만 다른 산업에서는 지금도 종신고용이 장벽이 돼 잉여인재를 끌어안고 있는 저성장 기업이 많다"고 지적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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