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사상 초유의 삼성증권 배당착오 사태가 증권업계 전반의 우려로 확산되고 있다. 배당입력 시스템·절차와 관련해 삼성증권 뿐아니라 다른 증권사들 역시 후진적인 관행을 이어가고 있어 '제2의 삼성증권'이 나올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삼성증권 배당착오 실수는 고질적인 시스템적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진단에 무게가 실린다. 우리사주조합원 주식배당의 경우 일반주주와 마찬가지로 예탁결제원과 한국증권금융을 거쳐 조합원 개인의 계좌로 지급되는 반면 현금배당은 예탁원 등 유관기관의 확인을 거치지 않고 바로 증권사가 우리사주조합원의 계좌에 송금하도록 돼 있다.
또한 증권사들이 같은 시스템 하에서 증권사 자체 우리조합원의 배당처리나 일반주주에 대한 배당처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비슷한 사고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
즉 삼성증권의 경우 발행사의 배당금을 대신 전달해주는 증권사이자 주권을 발행한 상장사다. 따라서 일반 기업이었다면 고객이 계좌를 보유한 증권사들의 확인 절차를 거쳤겠지만 이번 사태에서 삼성증권은 본인이 배당을 하는 주체이자 배당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면서 자체 확인을 하지 못한 것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이와 비슷한 프로세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중소형사 위주의 4개 증권사들이 삼성증권과 같은 시스템 구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오전 한 시민이 서울 시내의 삼성증권 지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
반면 주식배당과 현금배당 시스템 자체를 분리해 이 같은 사건을 미연에 방지한 증권사들도 있다. 특히 주식배당의 경우 예탁원 등 유관기관을 통해서 엄격한 확인 과정과 함께 자체 필터링도 거치는데 이번 삼성 사태는 업계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상장 증권사중 우리사주를 보유한 증권사는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BNK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다.
대형사인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직접 우리사주 배당을 입력하고 처리하지만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을 입력하는 창이 다르고 입력 절차 자체도 따로 분리해뒀다고 설명한다. 특히 신규 주식배당의 경우에는 주식발행초과금을 재원으로 발행하는 주식으로 발행규모 자체의 한도가 설정돼 있다.
키움증권도 우리사주 주식배당의 경우 우리사주조합장이 계좌별로 배정하고 출고하며, 현금배당의 경우 재경팀에서 급여프로그램 시스템을 통해 개별적으로 개인별 계좌에 입급하는 구조라고 전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현금배당이나 주식배당 모두 예탁원을 통해서 명단과 주식 수 등을 사전에 맞춰보고 진행하도록 시스템화 돼 있다. 은행계열인 BNK투자증권는 우리사주 배당을 은행을 통해 개별 계좌에 입금하기 때문에 주식 배당 자체가 불가능하다.
비상장사인 신한금융투자도 주식배당과 현금배당을 입력하는 시스템이 분리돼 있다. 또한 앞서 지금껏 한번도 주식배당을 시행한 적이 없어 이번 삼성 사태와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