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근희 기자] 삼성메디슨과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가 판교로 이사를 시작했다. 삼성의 의료기기 사업 인력을 판교로 집결시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지난해 삼성메디슨이 3년 만에 연간 흑자전환을 달성한 만큼, 새로운 판교 시대를 열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메디슨과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가 이전하게 될 판교 삼성물산 사옥 전경.<사진=삼성메디슨> |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는 전날부터 경기도 판교에 있는 삼성물산 사옥으로 이사를 시작했다. 삼성메디슨은 다음 주부터 사무실 이전 작업에 들어간다.
각각 경기 수원과 서울 대치동에 떨어져있던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 직원 370여명과 삼성메디슨 직원 600명이 판교에 새 둥지를 틀게 된 것이다. 오는 20일에는 이사가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그동안 의료기기 사업 관련 인력이 수원과 대치동에 분리돼있었다"며 "사옥 이전을 통해 업무 시너지를 높이고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메디슨+삼성전자 의료기기 시너지… "합병은 검토한 바 없어"
현재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는 엑스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를,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진단기기를 주력으로 개발·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두 회사는 사업 영역을 넓히고 제품군 등을 확대하기 위해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함께 영상의학과용 초음파 진단기기 'RS85' 등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삼성메디슨은 판교 시대를 맞아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와 시너지를 높이고,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메디슨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대형병원 영업, 연구·개발(R&D)에도 더욱 힘을 쏟을 방침이다. 2015년 이후 적자를 지속하던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영업이익 65억원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3026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메디슨은 2011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이후 실적 부진 등을 겪으며 위기를 맞았다. 의료기기 사업은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으로 꼽혔으나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이 작은 데다가 보수적인 다국적 의료기기 업체들이 대형병원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주주들이 회사에 공개 매각을 요구하면서 삼성메디슨은 끊임없이 매각설과 합병설에 시달렸다.
하지만 2016년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장(사장)을 맡고 있던 전동수 사장이 삼성메디슨 대표를 겸임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전 대표는 ▲전략시장, 대형병원 중심의 안정적 성장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 ▲혁신제품 개발 및 조기 사업화 ▲삼성전자와의 시너지 제고 ▲일류화를 위한 역량 강화 등을 5대 중점과제로 선정했다.
경기변동 영향이 적은 미국, 중국, 유럽 등을 집중 공략해 매출 비중을 2015년 39%에서 지난해 49%로 늘렸다. 또 대치동 사옥을 매각하면서 재무건전성을 개선했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올해는 산부인과 영역에서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영상의학과 등 타 진료과로 영역을 넓혀나갈 것"이라며, "일각에서 나오는 의료기기 사업부와 합병설은 사실이 아니며 현재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근희 기자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