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신이 가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부정했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심의위원회에 참석해 가케학원 수의학부 논란과 자신은 연루되지 않았다며 "내가 (신설을) 지시하지 않았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전날 신문은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을 '총리 안건'이라고 표현한 에히메현 문서를 입수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문서에는 야나세 다다오(柳瀬唯夫) 당시 총리 비서관이 수의학부 신설이 '총리 안건'이라고 말했다고 적혀있다. 에히메현은 가케학원의 오카야마(岡山)이과대학 수의학부가 위치한 곳이다.
이날 오전 나카무라 도키히로(中村時広) 에히메현 지사는 "2015년 야나세 다다오 당시 총리 비서관을 면담한 현청 직원이 구두 보고를 위해 작성한 메모"라면서 "직원이 문서 내용을 조작할 이유는 없다"고 문서 내용을 인정했다.
11일 중의원 예산심의위원회에 참석한 아베 총리(우)가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이날 심위회에서는 오노데라 이쓰노리(좌)와 아소 다로(중)부총리 겸 재무상도 참석했다. <사진=로이터/뉴스핌> |
이날 국회에서도 가케학원 수의학부 논란과 에히메현 문서에 대한 추궁이 이어졌다. 아베 총리는 에히메현 문서에 대해선 "코멘트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도 "수의학과 신설계획은 국가전략특구자문회의에서 결정된 것"이라며 "내 지시는 없었다"고 연루를 부정했다.
또한 아베 총리는 "야나세 당시 비서관(현 경제산업심의관)을 신뢰한다"고 말하며 우회적으로 에히메현 문서를 부정했다. 야나세 경제산업심의관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내가 기억하는 한에선 에히메현이나 이마바리(今治)시 측 사람과 만난 적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는 "이상하지 않냐"며 "사실상 에히메현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거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에다노 대표는 "많은 국민들은 총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 희망의당 의원도 "이런 식이라면 총리대신을 증인환문할 수 밖에 없다"며 "일본의 총리가 거짓말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는 질문을 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거짓말을 한다고 할 거라면 증명을 해달라"며 "알려주시면 좋겠다"고 응수했다.
야당 측은 아베 총리와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郎) 이사장의 친분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가와우치 히로시(川内博史) 입헌민주당 의원은 "수의학부를 설치하자, 힘내라 등의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가케 이사장과는 학창시절 친구로 지금도 인연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해 서로 상담하거나 의뢰를 한 일은 결코 없다"며 "(가케 이사장이) 늘 새로운 일이 도전하고 싶다고 말하긴 했지만 구체적으로는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