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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연금도 100세 시대에 걸맞게”...지급 개시 연령 높이고 수급 방식도 유연하게

기사등록 : 2018-04-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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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시니어 고용 확대에 따라 일본 기업들이 연금 제도 변경에 착수했다. 연금 지급을 개시하는 연령을 상향조정하고 연금 수급 방식도 유연화 하는 등 ‘인생 100세 시대’를 전제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연금 지급 개시 연령 상향 등을 통해 연금 제도를 이미 변경했거나 변경할 예정에 있다는 기업이 전체 주요 기업 중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연금 제도를 변경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지난 2013년 고령자 고용안정법 개정에 따라 65세까지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본 내각부의 조사에 따르면 60~64세 인구 중 남성은 77%, 여성은 51%가 취업 중에 있다.

절연기 제조업체인 NGK(日本碍子)는 정년을 65세로 연장함과 동시에 퇴직연금의 지급 개시를 60세에서 65세로 상향조정했다. 정년까지 급여 수준을 유지해 오래 일하는 만큼 80세까지 본인과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연금은 이전보다 늘어난다.

지바(千葉)은행은 기업연금의 수급 개시 연령을 종업원이 정하도록 했다. 60세에서 65세까지 1개월 단위로 정할 수 있다. 수급 개시를 늦춘 기간에 따라 1년당 수급액은 늘어나게 된다. 지바은행은 60세 정년 후에도 약 90%가 재고용을 통해 일하고 있다.

야마하도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60세에 65세로 변경했다. 동시에 종업원이 수급 개시 시기를 결정하는 확정거출형 연금 제도를 도입했다. 대기업의 경우 연금 수급자가 증가하면서 연금 자산 잠식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수급 개시를 늦추게 되면 연금 자산 운용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일본 취업설명회 현장 모습[사진=일본 총무성]

또 다른 이유는 보통 60세에 맞게 되는 ‘수입 절벽’에 대한 대응이다. 계속 일을 하는 경우라도 60세를 경계로 수입이 크게 줄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에서는 공적연금의 지급 개시 연령이 65세로 높아지면서 60세 이후 수입 절벽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섬유화학기업 토요보(東洋紡)는 종래 연금과는 별도로 60세에서 65세까지 유기(有期)연금제도를 신설했다. 희망자는 퇴직 시 받는 퇴직금의 1/3을 5년에 걸쳐 나눠 받을 수 있다. 일을 하면서 따로 연금을 받을 수 있어 급격한 수입 감소를 피할 수 있다.

사무용가구 업체인 오카무라(岡村)는 반대로 지난 3월부터 60~65세를 대상으로 했던 연금을 폐지했다. 대신 정년을 65세로 늘렸다. 60~65세의 급여 수준을 높여 재고용을 통해 일을 하면서 연금을 받는 것보다 수입이 늘어나도록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1월 하순에서 2월에 걸쳐 주요 기업 11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니어 고용 확대 등에 따라 연금 제도 변경을 ‘실시했다’는 응답이 25%, ‘실시할 예정’이라는 응답이 6%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가 공적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희망자에 한해 70세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는 가운데, 60세 이상의 시니어 고용을 늘리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연금 제도 개편 움직임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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