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진경산수 작업을 하는 화가 백진숙이 중국 칭다오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백진숙은 오는 15일부터 30일까지 중국 칭다오시 지아무미술관(嘉木艺术博物馆, JIA MU ART MUSEUM)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백진숙 ‘방(倣)강산무진도’. 가로 12m 길이의 대작이다. |
중국 칭다오에서 지난 2015년 개인전을 갖는 등 중국에서 수차례 전시를 통해 한국 진경산수화의 깊고 오묘한 세계를 선보여온 백진숙은 이번 전시에 12m 길이의 신작 회화 ‘방(倣)강산무진도’를 발표한다. 또 ‘북촌에 살아요’, ‘강원도 하추 계곡’, ‘숲길에서’ 등 한국 산천의 아름다움을 차분하게 표현한 100호 이상의 대작을 포함해 총 50여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또 전주한지를 활용해 작업한 ‘명월청송도’ ‘비 온 뒤의 산촌’ 등의 작품과, 전주의 명물인 전통부채 위에 그린 작품도 미술관 한 켠에 내건다.
이번 백진숙 초대전의 하일라이트에 해당되는 작품은 12m의 대작 ‘방(倣)강산무진도’이다. 18세기 조선을 대표하는 산수화가 고송유수관도인 이인문(1745~미상)의 ‘강산무진도’(서울,국립중앙박물관)를 오늘의 시각으로 섬세하게 재해석해 화제를 모으는 작품이다. 백진숙은 이인문이 남긴 가로 9m 길이의 청아하면서도 웅장한 걸작 ‘강산무진도’에, 가로 3m를 더 확대해 전체 12m 길이의 작품으로 완성했다. 이인문 역시 중국화인 ‘강산무진도’를 조선의 필법으로 모사했는데, 백진숙은 이인문의 대작을 또다시 모사해 또다른 작업으로 선보이게 된 것.
그 결과 끝없이 펼쳐지는 강과 산, 인간의 이상향이 드라마틱한 장관으로 표현됐다. 백진숙은 “조선회화 사상 유래가 없는 대형 회화인 이인문의 ‘강산무진도’에 매료돼 오랫동안 연구 분석하고, 모사해왔다. 그 오랜 과정을 거쳐 현대의 미감으로 대가의 작업을 되살려봤다”고 밝혔다. 작가는 힘 있는 필체와 세밀하되 운동감 있는 묘사로 변화무쌍한 산하를 회화로 완성해냈다.
백진숙 ‘숲속에서’. 종이에 먹과 채색. |
백진숙은 “중국에서 수학하면서 중국화의 전통을 연마하는 동시에, 전통 한국산수화의 세계를 좀더 심도있게 파고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깊어졌다. 이를 통해 현대 한국 산수화의 방향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 내 작업의 목표”라며 “이번 전시는 그 길고 지난했던 과정의 중간결산에 해당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꼭 하고 싶은 것은 조선의 화성(畵聖)으로 꼽히는 겸재 정선의 맥을 이어 그간 익힌 필법과 묵법으로 우리의 금수강산을 큰 그림의 진경산수로 깊이있게 담아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미술협회 상임위원회 국제교류위원인 백진숙은 중국의 유명 산수화가 장푸싱(张复兴)의 문하생으로, 8년 간 장푸싱에게 사사했다. 중국 칭다오대학 대학원에서 미술사 석사학위를 취득한 백진숙은 2017년 ‘베이징 한중서화가 우정 초청전’을 비롯해 ‘중국 칭화대학 유회용 공작실 화가 초청전’(2016), ‘2015 월드레저게임―100인 글로벌 여성 아티스트 우수작품 초청전’ 등에 한국 대표화가로 참가했다. 2015년에는 중국 QTV에서 ‘백진숙, 묵향 인생’이라는 타이틀로 작가의 작업세계를 집약한 다큐멘터리를 제작, 방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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