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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협력업체 8천여명 직접 고용…"노조활동 보장"(상보)

기사등록 : 2018-04-1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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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계열사 노조 활동 확산 계기 될까" 관심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90여곳의 8000여명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직접 고용과 함께 노동조합 활동도 보장하기로 하며 '무노조 원칙' 성향이 강했던 삼성의 노조에 대한 시각이 보다 유연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7일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소속 서비스 기사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고, 세부 내용에 대한 협의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합의에 따라 '삼성전자-삼성전자서비스-협력사'로 이어졌던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서비스업무 절차는 '삼성전자-삼성전자서비스'로 단순화된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이번 결정은 검찰이 '노조와해 문건' 수사 과정에서 삼성이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직접 관리하면서 노조 파괴를 지속적으로 시도했던 증거가 확보돼 혐의를 부인하기 어렵게 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2월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삼성전자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인사팀 직원이 갖고 있던 외장하드 4개에서 '노조와해 공작'이 담긴 문건 6000여개를 발견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섰다.

외장하드에는 2013년 10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공개한 100쪽 넘는 분량의 'S그룹 노사 전략' 문건과 비슷한 내용의 노조 대응 계획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6일 경기 수원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와 전현직 임원 3~4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이어 12일 삼성전자서비스 지방지사 압수수색을 하며 수사의 강도를 높여왔다.

수사 과정에선 그룹 사령탑인 미래전략실의 핵심인사들이 관련된 증거가 확보되며 삼성전자와 사실상 그룹 총수 역할을 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담은 커졌다.

아울러 최근 삼성그룹이 위기를 겪으면서 대내외적인 리스크에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건 이외에 삼성SDI가 보유했던 삼성물산 지분의 발빠른 매각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SDI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유권해석을 변경하면서 보유중이던 삼성물산 지분을 8월까지 매각해야 했고, 한발 빠르게 이달 매각을 완료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지난해부터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리스크 대응이 보다 신속해진 모습"이라며 "특히 사회가 요구하는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그룹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 고용하며 현재 운영 중인 협력사와의 서비스 위탁계약 해지가 불가피해, 협력사 대표들과 대화를 통해 보상 방안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 측은 "앞으로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노사 양 당사자는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회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삼성전자서비스는 단체협상 등 노사간 대화를 할 수밖에 없어 1938년 창사 이래 80년간 고수해온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abc1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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