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세원 기자=중국 정부의 자금유출 억제 정책과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으로 지난 몇 년 간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던 중국 해외 투자가 최근 다소 주춤해졌다. 그러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과 관련된 투자는 오히려 확장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대외 개방 확대를 위해 해외투자를 더욱 장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일대일로 관련 투자 증가세 뚜렷
최근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1분기 중국 비금융권 해외 직접 투자 대상국은 140여개 국가 및 지역으로 투자 대상 기업은 2023개에 달했다. 누적 해외 직접 투자액은 255억 달러(약 27조500억 원)로 작년 1분기 대비 24.1%가 증가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壹帶壹路) 추진이 빨라지면서 관련 투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중국이 투자한 일대일로 연선 국가(沿线國家)는 총 52개국으로 신규 투자액은 36억1000만 달러(약 3조8504억 원)였다. 이는 작년 1분기 대비 22.4%가 증가한 것으로 전체 투자 비중은 14.2%를 기록했다.
지난해 부동산,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분야 과열 투자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분야 투자가 감소한 점이 눈길을 끈다.
실제 2017년 중국 비금융권 기업의 해외 투자액은 1200억8000만 달러(약 127조 원)으로 전년 대비 29.4%가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중국의 주요 해외 투자 업종은 비즈니스 서비스, 채굴, 제조, 소프트웨어ㆍ정보기술서비스 등으로 부동산ㆍ스포츠ㆍ엔터테인먼트 관련 신규 투자는 없었다.
◆ 미ㆍ중 무역 갈등에 “중국 해외 투자 당분간 주춤할 것”
1분기 중국 해외 투자가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최근 미ㆍ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당분간 주춤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초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권한을 강화해 해외 투자자에 대한 기술 이전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이 향후 2개월 내 미국 재정부가 중국의 대미 투자를 견제할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요 견제 대상은 중국 국유기업 및 국부펀드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의 자본력을 견제하는 움직임은 유럽에서도 감지된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중국 등 외국 기업의 무분별한 투자를 제한 방안을 EU(유럽연합)에 요구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 확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투광샤오(屠光紹)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中國投資有限責任公司) 부회장은 2018년 보아오 아시아포럼에서 “중국 해외 투자 규모는 양적ㆍ질적 측면에서 이미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해외 투자는 중국 대외 개방을 위한 중요한 수단인 만큼, 당국은 중국 내 해외 투자 수요를 고려해 정책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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