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홍콩금융관리국(HKMA)의 외환시장 개입에 따른 충격이 부동산 시장을 강타했다.
홍콩의 고층 아파트 건물 <사진=블룸버그> |
단기 자금 조달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모기지(주택 담보 대출) 집행을 중단하는 은행이 꼬리를 물고 있다. 환시 개입이 부동산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의 이스트 아시아 은행이 고정금리 모기지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HSBC와 중국은행 홍콩 법인도 지난달 고정금리 모기지 집행을 중단했고, 중국공상은행 역시 5월1일부터 관련 대출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고정금리 모기지는 신규 고객들에게 1.68%의 금리에 제공됐다. 하지만 은행권 자금 조달 비용이 2.15%에 달해 해당 대출 상품 영업을 지속했다가는 눈덩이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센터라인 모기지의 아이비 웡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은행권이 고정금리 모기지를 집행할 경우 최소 1년간은 금리 차이에 따른 비용을 모두 감내해야 한다”며 “일부 은행은 이미 손실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의 은행간 금리는 홍콩 달러화의 급락을 차단하기 위한 HKMA의 환시 개입 이후 뚜렷한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다.
3개월 만기 자금 조달 비용은 2008년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고, 금융 당국은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콩 은행권은 주택 가격이 2016년 이후 최고치 랠리를 지속하면서 모기지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는 데 혈안이 됐다. 아울러 고정금리 모기지는 자금 여력이 없는 투자자들에게 부동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했다.
하지만 HKMA의 환시 개입 이후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홍콩 은행간 금리가 상승 추이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모기지 비즈니스에 이어 주택시장으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홍콩 은행간 1개월 만기 자금 조달 금리 하이보는 2bp 상승하며 3월29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홍콩의 신규 모기지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의 비중은 2월 말 현재 28%로, 불과 1년 전 1.9%에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반면 은행간 금리 추이에 연동하는 신규 모기지 비중은 지난 1월86%에서 2월 68%로 떨어졌다.
한편 HSBC를 포함한 홍콩 3대 은행의 모기지 시장 점유율은 63%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은행이 고정금리 모기지 영업을 일제히 중단한 데 따른 주택시장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