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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치 모른다”..드루킹 수사팀장, ‘부실 수사’ 논란 반박

기사등록 : 2018-04-2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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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사이버수사대 수사팀장, 내부 게시판에 글 올려
"법과 양심 따라 밤낮 없이 최선 다했다"
은폐·부실·늑장 수사 논란에 반박한 것으로 풀이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 민주당원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로 부실수사 비판 여론이 일자 해당 사건 담당 경찰이 “우린 당당하다”라는 골자의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리며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수사팀장 김모 경감은 23일 경찰 내부 게시판에 “최근 드루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팀장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짧은 글을 올렸다.

<캡처=서울지방경찰청 페이스북>

김 경감은 해당 글에서 “바깥에선 수사를 시작한지 3개월 가까이 경찰은 무엇을 했느냐고 비난할지라도, 15만 경찰관 선후배님들만은 우리 수사관들이 그저 묵묵히 하루하루 성실히 수사했다는 것을 알아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전했다.

최근 경찰은 일명 '드루킹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에 증거자료를 뒤늦게 제출하고, 비판 여론이 일고 나서야 수사팀을 보강하는 등 모습을 보이면서 부실수사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사건 초기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수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경찰이 여당 유력 정치인의 눈치를 본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김 경감은 이에 대해 “저는 정치를 알지 못한다”라고 선을 긋었다.

이어 “저희 모든 직원은 법과 양심에 따라 정말 밤낮없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즐길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는 우리 직원들 중에 여러분 앞에 떳떳하고 당당하지 못할 직원은 한 명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 “신뢰가 없다면 조직의 존립기반이 없다”며 “수사팀에 대한 경찰 동료들의 신뢰, 그 신뢰가 마지막까지도 경찰이 존립할 수 있는 기반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찰의 명예와 자존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글을 마무리 했다.

한편,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이 밝혀내지 못한 사실을 검찰에서 밝혀지면 우리 스스로 상처를 입는 부분을 잘 아는데 왜 은폐 했겠느냐”며 “시간을 갖고 기다려 주시면 경찰에서 수사를 통해 사실을 밝히도록 하겠다”라며 엄정수사를 공언했다.

다음은 김모 경감의 글 전문

전국의 경찰관 동료 여러분!

저는 서울청 사이버수사대에서 근무하는 경감 김○○ 입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드루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팀장입니다.

여러 번 망설이다가, 꼭 이 한마디가 하고 싶어 이 자리를 빌어 몇 자 적어봅니다.

전국에 계신 경찰 동료 분들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수사보고 한 장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이 뛰어야 하고, 얼마나 많이 직접 확인해야 하는지요. 바깥에선 수사를 시작한지 3개월 가까이 경찰은 무엇을 했느냐고 비난할지라도, 15만 경찰관 선후배님들만은 우리 수사관들이 그저 묵묵히 하루하루 성실히 수사했다는 것을 알아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정치를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저희 모든 직원이 법과 양심에 따라 정말 밤낮없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퇴근 후 동료들과 소주 한잔 마실수 있는 여유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즐길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는 우리 직원들 중에 여러분 앞에 떳떳하고 당당하지 못할 직원은 한 명도 없다는 것을요.

경찰 선후배님들!

신뢰가 없다면 조직의 존립기반이 없습니다. 수사팀에 대한 경찰 동료들의 신뢰, 그 신뢰가 마지막까지도 경찰이 존립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합니다.

비가 내리네요. 또다시 날이 밝아오면 우리 경찰을 비난하는 기사들이, 여, 야당의 비난이 쏟아 지겠지요. 그러나 동료분들이 믿고 응원해주신다면, 저희는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우리 수사대는 서울청 아니, 우리 경찰의 명예와 자존심을 위해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두서없이 쓰다 보니 말이 길어졌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한국당 댓글조작진상조사단 김영우 단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17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댓글 조작 사건 현장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긴급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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