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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남북정상회담] ⑩한반도 산천이 판문점 회담장에 들어오다

기사등록 : 2018-04-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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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장 곳곳에 미술품 배치.. '환영·배려, 평화·소망' 담아
1층 로비 민정기 작가 '북한산'.."北 지도자로 첫 초대" 의미
환담장엔 백두산 '장백폭포', 한라산 '일출봉' 배치해 조화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판문점 '평화의집'이 한반도 산천으로 물들었다. 우리 땅 구석구석을 담은 미술품들이 회담장 곳곳에서 남북 정상의 만남을 더욱 빛내줄 전망이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25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오는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판문점 '평화의집' 주요 공간을 정비했다고 밝혔다.

고 부대변인은 "'환영과 배려, 평화와 소망'이라는 주제를 구현했다"며 "가구 하나, 그림 하나에도 이야기와 정성을 담았다"고 말했다.

민정기 '북한산' <사진=청와대>

회담장 곳곳에 비치된 주요 미술품의 주제 역시 '환영과 배려, 평화와 소망'이다.

기념사진 촬영 배경이 될 1층 로비 정면에는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이 자리잡았다. 서울 북쪽의 거대한 암산, 북한산을 소재로 그린 작품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남한 땅을 밟는 북측 최고 지도자를 서울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다. 서울에 있는 산이지만 이름은 '북한'산으로, 중의적인 의미도 고려했다.

김준권 '산운山韻' <사진=청와대>

로비 방명록 서명 장소 배경에는 김준권 작가의 '산운山韻'을 배치했다. 수묵으로 그린 음영 깊은 산이 앞에 서는 인물의 배경이 돼 전체적으로 안정된 구도를 연출한다. 한국 산이 북한 최고지도자를 정중하고 편안하게 감싸는 모습이 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했다.

박대성 '장백폭포'(왼쪽)와 '일출봉' <사진=청와대>

1층 환담장에서는 정면의 장백폭포와 일출봉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맞는다. 박대성 작가의 '장백폭포'와 '일출봉'이다. 이들은 두 정상이 접견실에 앉았을 때 정면 입구 쪽에 배치되는 작품으로, 하나는 백두산의 장백폭포를, 또다른 그림은 제주의 풍경을 담아서 국토의 북단과 남단을 상징토록 했다.

김중만 '천년의 동행, 그 시작' <사진=청와대>

환담장 병풍으로는 세종대왕 기념관이 소장한 '여초 김응현의 훈민정음'을 재해석한 김중만 작가의 사진 작품 '천년의 동행, 그 시작'을 세웠다. 남북한이 공유하는 한글이라는 소재를 통해 한민족임을 강조한 것이다. 김중만 작가는 이 글에서 남과 북 정상 두 사람의 첫 글자를 각각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강조, 두 정상이 서로 통해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 문 대통령의 'ㅁ'이 포함돼 있는 'ᄉᆞᄆᆞᆺ디'의 뜻은 '서로 맞다, 통하다'이고, 김 위원장의 'ㄱ'이 포함돼 있는 'ᄆᆞᅟᅵᆼᄀᆞ노니'는 '만들다'라는 뜻이다. 즉, 두 문장을 합쳐 '서로 통하게 만들다'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는 설명이다.

신장식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사진=청와대>

2층 회담장 정면은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장식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 미술조감독을 맡으며 민족적 비원을 담고 있는 금강산을 그리기 시작한 신 작가는 금강산을 10여 차례 방문, '금강산 12경'과 사계절의 금강산을 담는 등 금강산 작가로 불리고 있다. 2008년 이후 다시 가지 못하는 금강산은 우리민족 누구나 다시 가고 싶어하는 명산이다.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고 있다.

이숙자 '청맥, 노란색 유채꽃'(왼쪽)과 '청맥, 보랏빛 엉겅퀴' <사진=청와대>

회담장 입구 양쪽 벽면에는 이숙자 작가의 '청맥, 노란 유채꽃'과 '보랏빛 엉겅퀴'를 좌우 측에 걸었다. 4월말 5월, 지금 이 시기의 한반도 보리밭 풍경을 담은 이 작품은 푸른 보리를 통해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우리 민족을 시각화 하고 있습니다. 회담장으로 향하는 길이 우리 민족의 염원과 함께 하는 것임을 상징한다.

3층 연회장 주빈석 뒤에는 신태수 작가의 '두무진에서 장산곶'을 배치했다. 신태수 작가는 백령도 평화예술프로젝트를 통해 2012년부터 3년 동안 백령도를 수차례 오가며 최북단에 위치한 섬들이 지닌 역사적, 지리적 특수성을 공감하고 소통했다.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서해의 최전방 백령도에서 분쟁의 상징이었던 서해를 '평화'의 보금자리로 만들고자 의도로 선정했다.

신태수 '두무진에서 장산곶' <사진=청와대>

연회장 밖 복도에는 이이남 작가의 '고전회화 해피니스'와 '평화의 길목'이 남북 간 만남을 축하하고 있다. '고전회화 해피니스'는 조선후기 우리나라 고유의 진경산수화 화풍을 통해 금강산을 화폭에 옮긴 '겸재정선'의 작품을 소재로 디지털기술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서로 닿을 수 없는 산과 산을 현대적인 이미지 언어를 통해 연결함으로 남과 북이 평화로 소통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고전회화 위에 생명이 소생하듯 사계절이 변화하며 시간이 흐르고, 문화와 건축을 통해 현대화로 발전되는 모습을 통해 함께 나아가는 한반도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평화의 길목'은 함께 달을 옮기는 모습을 통한 화합과 소통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병풍의 형식을 빌어 디지털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작품은 디지털의 힘을 빌어 과거의 시간을 소생시키며 현재와 시공의 초월한 만남을 만들어낸다. 밤하늘에 떠오른 보름달이 땅에 내려와 함께 옮기는 모습을 통해, 남북의 분단의 역사를 회복하고 화합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어두운 깊은 밤의 역사에서 빛을 통해 평화와 화합의 길로 나아가길 염원하고 있다.

이이남 '고전회화 해피니스'(왼쪽)와 '평화의 길목' <사진=청와대>

한편 꽃 장식과 관련해서는 꽃을 담을 화기는 한국적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번영의 의미를 지닌 달항아리다. 화기에 담기는 꽃은 환영의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꽃의 왕이라 불리는 화사한 색깔의 작약(모란)과 우정의 의미를 지닌 박태기나무, 평화 꽃말을 가진 데이지,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자생하고 있는 야생화 및 제주 유채꽃을 사용했다. 삭막하고 추운 겨울을 극복한 한반도의 봄을 상징한다.

고 부대변인은 "2018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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