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후배검사 성추행·인사보복 의혹을 받는 안태근(53·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 기소를 끝으로 일단락된 성추행 조사단 활동에 대한 평가가 차갑다.
검찰 성추행사건 진상규명·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안태근 전 국장 등을 포함, 6명을 불구속기소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중간수사결과를 26일 발표했다.
'검찰 성추행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조사단' 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 [뉴스핌DB] |
지난 2월 2일 정식으로 출범한 조사단은 공소유지를 위한 업무만 남기고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는다.
법조계와 시민단체 등은 그동안 조사단 활동에 대해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참여연대는 전날 논평을 내고 "'수사결과로 보여주겠다'던 조희진 단장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제 식구 감싸기'식 부실수사가 반복됐다"며 "수사의 한계를 보여준 진상조사단 활동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특히 진상조사단 출범 계기가 된 안태근 전 국장을 조사단 구성 한 달여 만에 소환하고 관련 사건의 은폐·축소 의혹을 받는 최교일(56·15기) 자유한국당 의원을 서면으로만 조사한 것을 두고 "부실수사, 늑장수사라고 비판받을 만한 행보를 보여왔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서울 서초동 A변호사도 "성추행 등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사건을 조사단이 처음부터 인지하고 수사를 시작한, 모순된 수사"라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 B씨는 "검찰이 발빠르게 사태수습에 나서 자정 노력을 했다"며 "조사단이 직접 수사에 나서 전현직 검사들을 수사한 것은 자체적인 검찰 개혁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단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 역시 논란이 됐다. 조사단장을 맡은 조희진(57·19기) 서울동부지검장이 임명 직후부터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임은정(44·30기)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는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조희진 지검장이 지난 2014년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재직하면서 검찰 내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서지현(45·33기) 검사의 사무감사 결재권자였던만큼 단장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조 단장은 "수사 결과로 보여주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법무부 성희롱·성범죄대책위원회는 이같은 지적을 받아들여 조사단에 공정한 수사가 진행되도록 권고했다. 조사단도 부랴부랴 전문수사자문위원 2명을 위촉해 논란 진화에 나섰다.
서 검사 사건과 관련해 검찰 인사 관련 자료를 누출한 검사들에 대해 사법처리가 아닌 징계를 건의한 부분 역시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지적에 조희진 단장은 "조사단이 꾸려진 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고 해명했다.
앞서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는 지난 1월 한 종합편성프로그램에 출연, 지난 2010년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던 안태근 전 국장이 한 장례식장에서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는 또 자신이 이를 문제삼자 안 전 국장이 검찰 인사권을 가진 지위를 이용해 사무감사 불이익과 통영지청 발령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인사 불이익을 줬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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