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27일 오전 9시 27분.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10여명의 수행단을 이끌고 판문각을 통해 군사 분계선으로 내려왔다. 일행의 한가운데 회색 정장을 입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 부부장은 시종일관 거침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남북 정상이 만나는 동안 김정은 위원장의 가장 가까이에서 밀착 수행했다.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며 악수를 나누고 화동으로부터 꽃을 받는 순간, 김 부부장은 유일하게 김 위원장 옆을 지키며 직접 꽃을 건네받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 촬영 현장에서 꽃다발 건네받는 받는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 김 위원장 꽃 받자 옆에서 건네받아.. '머뭇거림 없는 행동' 눈길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회담장으로 이동하는 순간에도 김 부부장은 두 정상과 열을 맞추며 옆에서 줄곧 따라 붙었다. 국군 의장대 사열이 이어지는 도중에는 카펫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모습을 보일기도 했다. 거침 없는 발걸음이었다. 회담장 주변의 대다수 수행원단이 한쪽에 쭉~ 도열해있는 것과 사못 대조적이었다.
김 위원장과 함께 '김씨 직계 혈통'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하는 당당한 모습이었다.
군 사열이 진행되는 동안 김 부부장은 북측 수행단이 서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는 맨 끝에 서있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옆으로 밀치고 수행단 대열에 끼어들었다.
상식적으로는 이미 도열돼있는 국무위원을 밀치는 모습은 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김 부부장은 꺼리낌이 없었다.
이후 김 위원장이 북측 수행단을 문 대통령에게 소개하는 자리에선 활짝 웃는 표정으로 "반갑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문 대통령과 악수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앞에서 국군의장대 사열을 마친 후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정상 바로 뒤에는 김여정 부부장의 모습이 보인다. 2018.4.27 |
◆ 임종석 비서실장 손 내밀자 자연스럽게 악수..외교무대서 존재감 드러내
이번 회담에서 '카운터파트'로 꼽히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대면한 자리에서도 거침없는 모습은 이어졌다. 임 실장이 남북 정상이 양측 수행원과 단체 기념촬영 후 김 부부장에게 악수를 청하자 꼿꼿하게 서서 악수를 받았다.
최근 들어 북한의 외교무대에서 김 부부장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월 대남 특사로 파견됐을 뿐 아니라 남측 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옆자리에 있었다.
이번 회담에서도 김 부부장은 회담 수행 조직을 꾸리고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월초 열릴 북미정상회담에서도 그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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