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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46매' 장광설 쏟아낸 홍준표 "위장평화 거부"

기사등록 : 2018-04-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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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여의도 당사서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
"민족 자주의 원칙, 남북 주사파의 시각 드러낸 것"
지방선거 앞두고 중도층 대신 보수층 결집에 주력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관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최근 홍 대표의 발언을 두고 여권은 물론이고 한국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지만 그는 '남북정상회담=위장평화쇼'라는 기존 공식을 고집하며 대여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뜻임을 밝혔다.

그는 이날 원고지 46매 분량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남북정상회담의 한계, ‘핵 없는 한반도’의 허구성, 대남 도발에 대한 사과와 반성 없는 북의 태도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또 이번 정상회담 선언문에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한다’라는 표현이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을 두고 "남북 주사파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27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최상수 기자>

◆ "북핵 폐기, 한 걸음도 진전 못 해"

홍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핵심 과제인 북핵 폐기 문제가 단 한 걸음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과거의 합의보다 후퇴하였습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핵 없는 한반도’라는 모호한 문구를 삽입해서, 향후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비롯한 미국의 핵우산 정책도 무너뜨릴 빌미만 제공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과거 대남도발행위에 대해 일체의 사과 표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홍 대표는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물론, 세 차례나 연평해전을 일으킨 바 있고,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도발, 휴전선 총격 도발 등 끊임없이 우리의 평화를 위협해 왔습니다."라며 "그런데, 이러한 북한의 침략 행위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의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고, 그 흔한 유감 표명 한 줄도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 교환한 뒤 서로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다.

◆ "우리 민족끼리? 남북 주사파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

홍 대표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못 한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아무리 필요에 의해 정상회담을 한다고 해도, 최소한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은 했어야 하지 않습니까?"라며 "그런데도 오히려 인권 탄압의 장본인과 함께 호화로운 만찬을 나누고, 대통령이 앞장서서 김정은 일가 미화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또 이번 남북정상회담 뒤에는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도사리고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 민족끼리’로 표현되는 ‘민족 자주의 원칙’은 북한의 대표적인 통일전선전략이자, 한국 내 주사파들의 이념적 토대입니다."라며 "남과 북은 평화롭게 잘 지낼 수 있는데 미국을 비롯한 외세 때문에 한반도에 긴장이 온다는 남북 주사파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저와 한국당은 이 정부 주사파들의 책략에 넘어가 자유대한민국이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라며 "남북이 합작으로 벌이고 있는 위장 평화쇼의 미몽에서 벗어나 저와 한국당에게 자유와 평화를 지킬 힘을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 비난 여론 고조에도…홍 대표의 마이웨이

이번 홍 대표의 기자회견은 최근 홍 대표와 한국당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세에 대해 정면돌파를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정치권에선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상황이다.

때문에 일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남북간 극적 화해모드가 조성된 상황에서 홍 대표의 독자 행보를 두고 과도한 딴죽이란 평가도 상당하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홍 대표는 평화의 적이다”라며 “그의 정계 퇴출을 위해 정치권이 힘을 모을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한국당 최고위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샴페인을 터트릴 때도 아니고 판문점선언을 비판할 때도 아니다."라며 홍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뉴스핌 DB>

특히 홍 대표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여론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하는 계층은 좌파 뿐"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홍 대표를 국민 명예훼손으로 의법처리해 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자신을 둘러싼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홍 대표가 고집스러울만치 여론과 동떨어진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왜일까.

정치권에선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과의 보수 적자 경쟁을 앞둔 상황에서 어중간한 태도로는 지지층의 결집을 얻어내기 힘들 것으로 홍 대표가 판단했다는 평가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 필연적으로 한국당 지도부 재편이 있을 것"이라며 "장기집권을 노리는 홍 대표로선 보수층 달래기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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