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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보험이야기] 달라고 안해도 보험금 주는 세상 온다

기사등록 : 2018-05-07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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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슈테크가 바꿀 미래...보험이 삶의 조력자 될 듯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 김미래 씨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출장을 가기 위해 자율주행차량을 빌렸다. 비행기보다 좌석이 넓고 편안한 데다 저렴하기 때문. 또 고속도로 구간은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해 피로를 풀거나 밀린 업무까지 할 수 있다. 그런데 완전자율주행 상태에서 반자율주행으로 변경되는 톨게이트에서 시스템 오작동으로 작은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자동으로 보험사 등에 사고가 접수됐다. 김씨는 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이동할 때 다른 자율주행차로 옮겨 탔다. 후송 중에 보험사로부터 사고 위로금 명목의 보험금이 지급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다행히 큰 사고가 아니어서 간단한 검사만 받았다. 검진 후 수납이 끝나는 순간 보험사로부터 또다시 진료비 명목의 보험금이 지급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출장을 마친 후 또 다른 자율주행차를 빌리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렌터카 회사에 접속했다. 반자율주행 상황에서 탑승자 과실이 10% 있기 때문에 대차료와 보험료가 각각 소폭 인상됐다는 메시지가 떴다.

아직은 아니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이다. 보험과 기술의 결합 즉 인슈어테크(InsureTech: Insurance+Technology)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 청구하지도 않았는데 돈이 들어오네?

보험금을 청구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보험금이 지급됐을까? 이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다. 블록체인이란 ‘블록(Block)’을 잇달아 ‘연결(Chain)’한 것. 온라인에서 거래 내용이 담긴 블록을 형성, 이 블록을 온라인 네트워크에 있는 모든 참여자에게 전송한다. 모든 블록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직접 보험사에 청구하지 않아도 보험사는 자동으로 사고 내역을 알게 된다.

사고가 발생하면 국토교통부에 사고내역 블록이 생기고, 이 블록에 연결돼 있는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을 결정한다. 또 은행 계좌에 입출금이 발생하면 은행은 이를 블록으로 생성하고 통신사에 보낸다. 통신사는 메시지를 보낸다. 병원도 마찬가지다. 병원 진료를 마치면 치료내역과 치료비 등의 블록이 생성되고 즉시 보험사, 은행, 통신사로 연결된다.

보험 가입 방식도 변한다. 복잡한 상품은 여전히 보험 전문 컨설턴트가 생애 전반에 대한 리스크를 진단해 솔루션을 제공한다. 하지만 단순한 상품은 '넛지'(가압하지 않는 부드러운 개입) 형태로 판매될 가능성이 크다.

가령 스마트폰으로 자율주행차를 빌릴 때 보험 가입 관련 신청서가 뜬다. 차량을 빌리면서 렌터카보험과 상해보험 등을 자연스럽게 가입하는 식이다. 굳이 취소하지 않으면 보험 가입이 진행된다. 택시를 호출할 때는 주행거리에 따라 운전자보험료가 10원 단위로 결정되며, 스키장 등 레포츠센터 입장권을 구매할 때도 당일 한정 효력의 상해보험에 자연스럽게 가입된다. 물론 이런 보험 가입 내역은 모두 블록으로 저장돼 보험사로 연결된다. 보험설계사가 직접 가입을 권하고 컨설팅하는 형태의 판매 방식은 사양길로 접어든다.

이런 보험 가입과 보험금 지급은 안정성을 높여준다. 계약조건과 계약이행 결과의 명확한 기술이 가능하고, 계약정보는 블록으로 저장돼 연결되기 때문. 블록체인 기술은 사실상 해킹이 불가능하다. 또 계약조건상 이행사항이 발생하는 즉시 자동으로 실행되므로 소비자의 만족도도 높아진다. 민원 발생도 대폭 줄어든다.

◆ 보험은 삶의 조력자가 될 것

프랑스 다국적 보험사인 악사(AXA)는 이더리움(Ethereum: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 컴퓨팅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계약 플랫폼을 통해 자동 항공기 지연보상 시스템(Fizzy)을 구축했다. 스마트계약으로 보험상품 구매를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글로벌 항공 교통 시스템에 연결해 항공기가 2시간 이상 지연되면 즉시 자동으로 가입자에게 보상금이 지급된다. 우리나라의 교보생명과 KB손해보험 등은 일부 병원과 제휴해 자동으로 실손보험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치료비를 결제하면 동시에 보험금이 지급되는 형태다.

현재 인슈어테크는 걸음마 단계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멀지 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것이다. 그 단계가 되면 일부러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본인이 가입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가입하게 된다. 보험이 진정으로 삶의 조력자가 되는 시대가 열린다.

 

0I0870948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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