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못 참겠다!” 총수 일가의 ‘역대급 갑질’에 뿔난 대한항공 직원들이 거리로 나왔다.
대한항공 직장연대 직원들은 4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 및 경영진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카카오톡 단톡방을 만들어 조 회장 일가의 갑질과 위법행위를 수집·고발해 온 일반 직원들로, 처음으로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 뭉쳤다.
집회에는 가면 또는 마스크를 쓴 대한항공 직원만 300명 넘게 참여했다. 여기에 취재진과 시민들이 가세해 500명 넘는 인원이 대한항공 직원들의 ‘경영진 갑질 성토’를 응원하고 지켜봤다.
집회 참가자들은 “조양호는 물러나라!”, “조씨 일가 욕설 갑질 못 참겠다!”고 구호를 외치며 총수 일가의 폭언과 폭력 등을 강력히 규탄했다. 대한항공 하청업체 노동자, 대한항공 직원 어머니 등의 자유 발언에 박수와 호루라기로 호응하기도 했다.
‘을들의 반란’은 ‘대한항공’을 넣어 개사한 노래 ‘아아 대한민국’을 합창하거나 “대~한항공”을 연호하며 구호를 외치는 등 단합된 모습을 보이며 무르익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대한항공 직원들과 시민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제1차 광화문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18.05.04 yooksa@newspim.com |
대한항공의 영어 이름인 KOREAN AIR를 활용한 영어 플래카드도 돋보였다. 세계적인 국적기인 만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이 외신 보도를 통해서도 알려진 탓이다.
집회에선 총수 일가를 비판하는 ‘CHO, You are FIRED!', ‘No Mercy' 같은 문구를 비롯해 ‘I♡KAL’, 'Proud of Korean Air'와 같은 애정이 담긴 문구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사랑한다 대한항공, 지켜내자 대한항공”을 외치며 회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참석자들이 착용한 가면은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주인공들이 착용한 벤데타 가면으로 저항적 의미를 담은 상징물이다.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한 장치기이도 하다.
사회를 본 ‘땅콩회항’ 피해자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도 벤데타 가면을 쓰고 자리를 빛냈다. 1시간 20분 가량 뜨겁게 달아올랐던 이날 집회는 8시20분경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