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오는 10일 문재인 정부 1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검찰 개혁의 정점인 ‘수사권’ 조정이 어떻게 완성될지 주목되고 있다.
수사권 조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만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심으로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논의해왔다. 조정안은 현재 완성 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권 조정은 그동안 검찰이 독점해 온 수사종결권과 수사지휘권 등을 경찰과 나누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검경이 서로 견제할 수 있도록 해 검찰 개혁을 위한 토대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때문에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경 입장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검찰이 반대하는 반면, 경찰은 찬성하고 있다.
현재 검찰 개혁 방안은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수사의 이관 ▲직접수사 축소(특수수사 등으로 한정) 등이다. 1차 수사권은 경찰이 갖고, 검찰은 2차 수사와 경제 및 금융 등 특수수사에 한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수사권 조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수사종결권을 경찰과 나누면 경찰도 피의자에 대한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청와대는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의견을 이달 말까지 검찰로부터 받아 이르면 내달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19대 대통령 당선에 확실시 되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서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7. 5. 9 /이형석 기자 leehs@ |
사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1945년 12월 미군정이 경찰은 수사권을, 검찰은 기소권을 갖도록 추진한 데 이어, 1948년 ‘경찰은 범죄수사에 있어 검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검찰청법에 명시하면서 70년간 논란이 돼왔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 개혁을 위해 탈(脫)검찰화와 적폐청산 등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새 정부는 비(非)법조인 출신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다. 또 2016년 말부터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했다.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는 등 적폐수사에 집중했다. 이 전 대통령은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횡령 등 혐의로 지난 3일부터 첫 재판을 받게 됐다.
또 검찰은 박근혜 정부 때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 현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1억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같은당 이우현 의원도 10억원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기는 등 거물급 국회의원을 철장에 가뒀다.
검찰은 강원랜드 채용청탁 의혹으로 염동열 의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뇌물수수 등 혐의로 홍문종 의원에게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비리 의혹을 받아온 국회의원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
이 같은 검찰 수사에 대해 일각에선 청와대와 호흡을 맞추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사권 조정안을 검찰에 유리하도록 하기 위한 검찰의 제스처가 아니냐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의 수사를 받거나, 받은 의원은 대부분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한 댓글을 불법으로 조작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드루킹’(필명) 김 모 씨 사건은 정국을 혼란에 빠뜨렸다. 경찰 수사 결과, 김 씨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원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검찰을 포함한 사법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잣대가 될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검찰 개혁을 시도한 정부는 있었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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