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최순실(62) 씨의 국정농단 재판 항소심에 증인으로 나온 박상진(65) 전 삼성전자 사장이 “거부한다”만 반복하며 증언을 거부하자 재판부가 유감을 표했다. 증인신문에 예정됐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구인이 결정됐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이형석 기자 leehs@ |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4부(김문석 부장판사)는 9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씨에 대한 6차 공판을 열고 박 전 사장에 대한 삼성의 승마지원 관련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박 전 사장은 2시간 동안 진행된 변호인단과 검찰의 신문에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박 전 사장은 앞서 “본인이 관련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고 수사와 재판으로 심신이 피폐해 정상적으로 진술하기 어렵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나 법원이 구인을 통해 이날 법정에 나오도록 했다.
최 씨 측 변호인은 삼성의 승마 지원과 관련해 뇌물 등 혐의를 부인하고자 박 전 사장에게 질문을 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검찰 측도 반대신문을 통해 앞서 수사기관과 관련 재판에서의 박 전 사장 진술을 확인코자 했으나 “거부합니다”는 대답만 얻었다.
박 전 사장의 증언 거부는 처음이 아니다. 최 씨의 1심 재판에서도 “죄송합니다”, “거부합니다” 등 대답을 반복해 증언을 거부했다.
박 전 사장은 자신의 재판에서 최 씨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박 전 대통령을 통해 삼성이 곤욕을 치를 것을 염려해 들어준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최 씨 측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막무가내식 증언거부가 선례로 인정되지 않도록 조치를 내려달라”면서도 “증언 거부의 뜻 속에서 저희들이 주장하고자 하는 쟁점이 법정에서 드러났다”고 말했다.
재판부도 “처음부터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겠다 하고 나온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최 씨는 이날 재판이 마무리될 무렵 수술에 들어가기 전에 의견을 밝히고 싶다고 발언 기회를 요구했다. 최 씨는 “수술 전 딸의 면회가 무산됐다. 천륜을 막는 것이 자유대한민국인지 의문이 든다”면서 “맹세컨대 삼성 등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지 않았다.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 사회에 공헌해온 기업이 무너진다면 대한민국에서 기업이 설 자리는 없어질 것이다. 사회가 어둠으로 가지 않고 밝아질 수 있도록 진실을 밝혀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증인신문이 예정됐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강제 구인하기로 결정하고 25일 오전 10시에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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