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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가 없다" 수도권 주택 공급 과잉에 전셋값 '휘청'

기사등록 : 2018-05-1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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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아파트 전셋값 하락...집주인 발만 '동동'
판교, 분당은 그나마 나은편..올해 경기도 입주 예정물량 16만여 가구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서울 강남 대치동에 사는 A씨는 요즘 잠이 잘 오지 않는다. 경기도 안산에 아파트 1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전세 계약기간이 1~2달 남았지만 아직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계약만료 3개월 전부터 세입자가 들어와 가계약을 했는데 올해는 전세를 구한다는 사람을 좀처럼 찾기가 어렵다. 공인중개업소에 전세를 내놨지만 중개업소에선 세입자들의 발길이 끊겼다는 답변만 되돌아 올 뿐이다. A씨는 수십년째 경기도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집값이 주춤한 적은 있었지만 전셋값이 하락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이 일대 아파트 신규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전셋값 추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15일 부동산114에 조사에 따르면 경기·인천 아파트 전셋값은 각각 -0.07%, -0.08%를 기록하며 지난주 -0.03%보다 하락폭을 키웠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0.05%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도권 일대 전셋값이 하락한 이유는 신규 아파트 물량 공급 확대 때문이다. 수도권은 입주물량 증가로 전세 수요가 분산되며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 이후 23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약세가 지속되는 형국이다.

<자료=한국감정원>

올해 경기도의 아파트 신규 물량은 지난해보다 25.7% 늘어난 16만여 가구다. 경기도 내년 신규물량은 12만여 가구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도권 일대 아파트 전셋값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도 동탄 신도시에 아파트를 소유한 B씨는 "동탄 근처에 아파트를 많이 짓다 보니 지은 지 오래 된 아파트는 값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전세가 쉽게 나가지 않는다"며 "경기도에선 판교나 분당 정도 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푸념했다.

수도권 공급물량이 늘어나자 서울 전셋값도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전세 수요자들이 값싸고 주거환경이 더 나은 수도권으로 많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월 첫째주 서울 전셋값은 -0.09%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둘째주 이후부터 12주 연속 하락했다. 

출퇴근 수요가 많은 서울 역세권 단지만 전셋값이 소폭 상승하는 정도다. 이를 제외하곤 집주인이 오히려 세입자를 구하기 힘든 '역전세난'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강남4구 안에서도 강동구 보단 강남, 서초, 송파구 내 있는 전세 수요는 그나마 나은 편"이라며 "집주인들은 세입자 구하기 어려워졌고 세입자들은 넓고 깨끗한 새집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월세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월세는 0.06% 내려 전달(-0.05%)보다 낙폭이 커졌다. 준월세와 준전세 모두 각각 0.08%, 0.14% 내렸다.

a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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