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우리나라도 박물관·미술관 1000개 시대 맞이할 것이다."
이어령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990년대에 2000년대 들어서는 미술관·박물관 1000개가 돼야 한다고 말했었다. 1990년대만 해도 국민들이 미술관과 박물관을 일상에서 향유할 기회가 적었음이 짐작된다. 2017년 1월1일 문화체육관광부 '2017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에 따르면 박물관은 853개, 미술관은 229개다.
지난 11일부터 박물관·미술관 주간이 시작됐다. 올해로 7회를 맞는 박물관·미술관 주간은 국민이 일상에서 박물관, 미술관을 통해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넓히자는 목표를 갖고 전시 무료 입장과 체험, 교육 행사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미술관 주간이 한창인 14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박물관·미술관인들의 화합과 교류의 한마당인 제21회 전국박물관인대회가 열렸다. 이어령 전 장관도 참석했다. 주최측은 "우리나라도 박물관 미술관1000개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이어령 전 장관이 말했다. 그 말이 이뤄졌다. 이 전 장관의 박물관에 대한 큰 애정을 담은 이정표"라며 자축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이홍구 前 총리,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 한국박물관협회 김종규 명예회장(왼쪽부터) 89hklee@newspim.com |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이홍구 전 총리, 이어령 전 장관,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신승운 문화재청 문화위원회 위원장, 박영국 국립 한글박물관 관장,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 등 200여 명의 문화 예술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박물관·미술관인 최고의 영애인 ‘자랑스런 박물관인 상’이 수여식이 진행됐다.
수상자는 ▲원로 부문에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과 최정필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이사장이 ▲중진 부문에는 김재균 농협 농업박물관 관장과 유승희 코리아나미술관·코리아나 화장박물관 관장이 ▲젊은 부문에는 한성빈 제주아프리카박물관 관장이다.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에 따르면 영인문학관 운영은 이어령 전 장관의 도움이 있었다. 이어령 전 장관의 자료 기증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물론 강 관장의 열정도 묻어있다. 그는 교수직을 겸하면서 영인문학관 운영을 이어왔고 퇴직금까지 끌어모아 5억을 투자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문학관에 정성을 기울였다.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은 "이번 수상은 누군가가 어깨를 쓰다듬어 격려를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문학을 담아 알리고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각오도 전했다. 이날 강 관장은 국내에 2개밖에 없는 문학 박물관에 대한 남다른 자부신과 사명감을 전했다. 그는 "서울에 2개밖에 없다. 문학박물관 인정 기준이 학예사 2명인데, 저까지 포함해 2명"이라며 "아들에 제가 일하는 것을 보고 좀 편하게 살라고 하더라. 저는 계속해서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최정필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이사장, 한성빈 제주아프리카 박물관장, 유승희 코리아나미술관·코리아나 화장박물관 관장(왼쪽부터) 89hklee@newspim.com |
영인문학관은 모든 문인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포괄하는 전시와 심층적으로 한 작가를 탐색하는 전시, 이렇게 두 방향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이 두가지 방법을 동원해 가능하면 우리 문학이 자리잡던 그 시대를 사회에 다시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강 관장은 "1년에 두 번 정도는 기획전을 열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정필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이사장은 "신라문화유산의 발굴과 보존에 헌신하신 아버지께 이 공을 받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대와 과거를 이어주는 박물관의 역할을 짚었다. 최 이사장은 "박물관의 국제화와 대중화에 몸을 바쳐왔다. 현대 박물관의 사명은 앞으로도 우리나라 박물관이 국제적으로 연계망을 확장시켜야 한다. 그래야 한국박물관의 발전이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재균 농협 농헙박물관 관장은 "저희 박물관은 농민의 지혜와 슬기가 놓아있는 농경문화의 집결지다. 앞으로 활발한 박물관 활동을 통해 농업의 소중한 가치가 국민들 가슴 속에 스며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성빈 제주아프리카박물관 관장 [사진=한국박물관협회] |
유승희 코리아나미술관·코리아나 화장박물관 관장은 "미술로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동시대 현대미술, 화장, 신체, 여성성, 미디어 퍼포먼스 등 차별화된 주제를 갖고 심도 있는 연구와 전시를 통해 저희 미술관만의 정체성을 확립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K뷰티의 근원이 되는 우수한 한국의 문화와 오랜 역사를 국내 전시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나라에 소개하며 우리 문화를 알리겠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한성빈 제주아프리카 박물관장은 "세계 여러나라에 아프리카 문화를 소개하는 박물관이 많지만 저희 박물관은 지역과 인종, 문화가 서로 공존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소통의 장이자 역사의 장"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아프리카 문화를 다양한 방법으로 접함으로써 여러가지 선입견과 편견을 해소하고 문화와 종교를 넘어 공생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평화의 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목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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