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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규모' 앞세운 온라인 승부수… 신세계와 자존심 건 혈투 예고(종합)

기사등록 : 2018-05-1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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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다양한 채널 시너지로 신세계 넘어서겠다"
롯데그룹 온라인몰 8개 통합...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 목표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롯데의 온라인 사업 전략이 베일을 벗었다. 각 계열사별로 산재한 8개 온라인몰을 통합해 효율성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뚜렷한 선두사업자가 부재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놓고 신세계와 전면 충돌도 불가피해졌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1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커머스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오는 2022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 업계 선두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신세계보다 더 잘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신세계 넘어서겠다" 포부

롯데는 이를 위해 오는 8월 각 사별 온라인 조직을 분리해 통합한 ‘e커머스 사업본부’를 롯데쇼핑 주도로 신설하고, 3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 방침이다. 투자자금은 롯데쇼핑과 그룹사에서 각각 절반씩 분담해 전사적인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각오다.

연간 규모가 78조원에 육박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연평균 20%씩 성장하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온라인 유통업체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31.8%에서 지난해 33.9%로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이처럼 소비 트렌드의 무게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기우는 상황에서 롯데는 계열사 별로 산재한 온라인 플랫폼을 일원화해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온라인 사업 전략이 부재한 상황에서 저마다 시장에 뛰어들다 보니 사업 역량이 분산됐다는 판단에서다.

강 대표는 “3조원의 투자금은 향후 4년간 시스템 개발에 5000억원, 온라인몰 통합에 1조원, 마케팅 1조5000억원을 각각 사용할 계획”이라며 “시스템 통합에 따른 경영효율성과 규모의 효과는 더 많은 수익성을 담보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선 롯데쇼핑의 롯데닷컴 흡수합병을 시작으로 백화점·마트·홈쇼핑·면세점 등 각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8개의 온라인몰을 단계적으로 통합해 오는 2020년까지 하나의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그룹 온라인몰 백오피스 통합 및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롯데정보통신으로부터 101억원 규모의 백오피스 통합 시스템을 양수받았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린 '롯데 e커머스사업본부 전략 및 비전 소개 간담회에서 사업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롯데쇼핑>

온라인 시장을 놓고 유통 맞수인 신세계와도 한 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롯데가 내세운 4년 내 매출 20조원 달성이라는 청사진은 경쟁사인 신세계가 앞서 목표로 밝힌 10조원에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나아가 업계 1위인 이베이코리아(14조원)를 뛰어 넘어 온라인에서도 업계 선두를 굳히겠다는 목표다.

강 대표는 “신세계가 온라인 사업에서 한 발 앞서 있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신세계에는 없는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합해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경쟁의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롯데보다 한 발 앞서 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뉘어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합병, 연내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설립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으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1조원의 실탄도 확보했다.

특히 이마트몰은 올해 1분기 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09년 온라인 사업부가 신설된 이후 첫 흑자를 달성했고, 같은 기간 신세계몰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7% 늘어난 20억원을 기록하며 통합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규모의 경제' 앞세우고 'O4O' 전략으로 옴니채널 고도화

이에 맞선 롯데의 승부수는 국내 최다 멤버스 회원(3800만명)과 오프라인 채널(1만1000여개) 등 풍부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한 규모의 경제다. 고객 구매 데이터는 물론 각 계열사별 물류 및 배송 시스템을 통합해 이를 바탕으로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수립, 옴니채널을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인적·물적 자원의 결합으로 경영효율성을 개선하고 고객에겐 차별화된 쇼핑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택배 등 자체 물류·택배 계열사를 보유한 만큼, 신세계처럼 대규모 온라인 물류센터 중심의 물류 구조가 아닌 다른 물류 혁신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별도의 신설법인을 설립해 온라인사업을 수평화한 신세계와 달리, 롯데는 쇼핑법인 주도의 흡수합병 방식을 통해 온라인 사업을 수직 계열화시킬 방침이다. 기존 수평적 구조 내에선 계열사 간 입장이 첨예해 사업 조율이 어려웠던 만큼, 경영 일원화를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강 대표는 “지난해 그룹 내 온라인 매출(7조원)이 전체 매출(40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에 불과했다면, 오는 2022년에는 온라인 매출을 20조원까지 끌어올려 전체 매출(60조원 목표)의 30% 수준까지 확대 하겠다”면서 “규모의 경제가 완성되면 매출 영업이익률도 현재 2.8%보다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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