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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北 "인간쓰레기" 힐난…김정은·태영호 '악연' 화제

기사등록 : 2018-05-1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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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전 공사, 2016년 귀순한 뒤 '北 3대 세습' 강도 높게 비판
北 관영매체, ‘도주자’‘미성년 강간범죄자’ 등 인신공격
홍석훈 연구위원 "김정은 잘 아는 태 전 공사에 대한 알레르기"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고위급 탈북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주인공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다.

북한은 지난 16일 오전 0시 30분쯤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우리 측에 보내왔다.

북한이 보낸 통지문에는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 때문에 남북고위급회담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눈에 띄는 점은 북한 관영 매체의 보도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3시 30분쯤 ‘조선중앙통신 보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남북고위급회담 취소 사실을 알리며 맥스선더 훈련뿐만 아니라 태 전 공사를 겨냥한 듯한 내용도 담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통신은 특정한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판 기자간담회를 열었던 태 전 공사를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 전 공사는 3대 세습을 통해 북한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김씨 일가를 강도 높게 비난했었다.

태 전 공사는 2016년 8월 한국에 귀순했다. 그는 탈북 이유로 ‘김정은 정권에 대한 회의’를 최우선으로 언급했다.

같은해 12월 국내서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 김정은 체제는 겉으로는 공고해 보이지만, 내부는 썩고 있다”며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의 탈북은 북한 입장에서는 상당히 껄끄러웠을 것으로 보여진다.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과 관련된 ‘고급 정보’를 듣거나 주요 임무 지시를 받는 위치에 있었다.

실제 북한은 관영매체를 동원, 지속적으로 태 전 공사의 탈북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2016년 8월 조선중앙통신은 ‘동족대결의 새로운 모략극’이라는 논평을 통해 태 전 공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도주자’, ‘미성년 강간범죄자’라고 비난했다. 또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인간쓰레기'라고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태 전 공사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와 관련, 이른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조선중앙통신은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을 멈추라고 경고했다.

홍석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남북고위급회담 돌연 취소는 최고존엄에 대한 비난·모독을 막아달라는 일종의 대남경고 메시지”라면서 “태 전 공사의 탈북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고 특히 외교관이었기 때문에 더욱 민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북한 전문가는 “북한은 기본적으로 남한 미디어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태 전 공사 발언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라면서 “김정은과 태영호의 현 상태는 '악연'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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