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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정부 정책에 휘둘리는 공기업 주가

기사등록 : 2018-05-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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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정부가 기업의 성장을 막고 있다" "왜 정부가 기업의 돈을 뜯어가나"

강원랜드 얘기다. 실적이 악화되고 주가가 떨어지니 소액주주들 불만이 높다. '카지노'가 주력 사업이니 당연히 정부의 강도높은 규제 범위 안에 놓여있다. '사행산업에 대한 매출총량제'라는 규제는 지난 2009년부터 시행됐는데, 그동안 사실 강제성이 크지 않다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규제가 시작됐다.

강원랜드는 2013년~2016년까지 4년간 약 4700억원의 매출을 초과해 매출총량제 규제를 받는 7개 사행산업 중 유일한 초과 사업자로 적발됐고, 이에 따른 패널티로 카지노 일반 영업장의 테이블 수가 기존 180개에서 160개로 축소됐다. 영업시간도 단축시켰다. 제도적으로 성장이 막혀 있다. 돈을 많이 벌면 안되는 구조다.

평창동계올림픽때는 정부가 기부금을 요구해 주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이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런 결정을 정부가 결정한다. 175억원이 이번 1분기 실적에 비용으로 반영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만큼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정부가 왜 돈을 뜯어가느냐. 지나친 기부금은 배임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또 다른 불확실성도 있다. 혹시 독점권을 잃게 되지 않을까 하는 얘기다. 부산과 새만금 지역에서의 추가적인 내국인 카지노 여부다. 특히 선거시즌이 되면 나오는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강원랜드 입장에선 기업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이 같은 결정도 전적으로 정부가 하게 돼 있다.

강원랜드의 예를 들었지만 공기업의 경우 유사한 상황이 많다. 전기에 대한 독점권을 가진 한국전력은 대표적인 상장 공기업이다. 전기요금이 바로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다. 전기요금을 올리면 매출이 확 늘어나겠지만, 국민들의 요금부담이 늘고 물가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도 한국전력 입장에선 명확한 악재다. 원자력발전소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전력 구입 비용이 늘었다. 2016년 12조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4조9532억원으로 급감했다. '고배당주'의 대명사였던 한국전력의 배당금 총액도 1조2711억원에서 5072억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기업들이 기업공개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많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자금조달을 쉽게 한다는 목적이 있고, 또 일부 중소기업들은 회사의 브랜드 인지를 높이기 위해 상장을 하기도 한다. 상장을 하면 투명한 거래시스템을 통해 일반 투자자들이 그 기업의 주식을 사고 기업의 성장과 함께 과실을 공유한다는 의미가 있다.

공기업들마다 상황이야 다르겠지만 주주의 이익과 정부, 국민의 이익의 방향이 배치되는 경우가 생기게 마련이다. '효율성'과 '공공성'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의 문제다. 때문에 명확하게 공공성에 중점을 둬야 하는 구조의 공기업이라면 사실상 상장은 어울리지 않다는 견해들이 많다. 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남동발전과 동서발전 등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의 주식시장 상장 계획을 문재인 정부에서 백지화시킨 것도 이 같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도 공기업 상장은 국민적 공감대가 명확하게 확보된 경우만 추진해야 할 것이다.

 

 

ssup8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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