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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촬영때 성추행" 유튜브 스타 이어 배우지망생까지...미투 재점화?

기사등록 : 2018-05-1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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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유튜브 스타·배우지망생 "피팅모델 이라더니 노출사진 요구"
"2차 피해 막기 위해 이제라도 신고하겠다"
같은 스튜디오 사진 야동 사이트에 다수... 추가 피해자 등장 가능성↑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유명 유튜버와 배우 지망생이 3년 전 피팅모델 시절 성범죄 피해 사실을 알리며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같은 수법에 당했다'는 피해 사실이 추가로 폭로되며 피해자들의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점화하는 모양새다.

17일 새벽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성범죄 피해 고백 글 <사진 = 유튜브 스타 양모씨의 페이스북 계정 캡처>

서울 마포경찰서는 유튜버 양모(여·24)씨와 배우 지망생 이모(여·27)씨로부터 피팅모델 촬영 과정에서 성추행·성희롱과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 수사에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

유튜브 채널 ‘비글커플’로 이름을 알린 양씨는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25분 분량의 동영상을 올려 성범죄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양씨는 “3년 전, 20대 초반이었던 저는 평범하게 배우를 꿈꾸며 공부하던 학생”이었다며 “알바를 구하던 중 피팅모델에 지원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공개된 글에 따르면 양씨는 카메라테스트를 받은 후 ‘실장님’으로부터 여러 콘셉트로 5회 정도 더 촬영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촬영 일자에 다시 찾아간 스튜디오에서 '실장님'은 문을 자물쇠까지 걸어 잠갔다. 그 안에는 20명 정도 돼 보이는 남자들이 모두 카메라를 들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양씨는 “실장님이 제게 의상이라며 건넨 옷은 속옷이었다”며 “압도된 분위기에 겁먹은 채로 자세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시키는 대로 할 뿐”이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남성들에게 성추행과 성희롱도 당했다.

이어 “원하지도 않았고 너무 무서웠으며 지금도 괴롭고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강간만큼은 피하자, 말 잘 듣자, 여기서 꼭 살아서 나가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장이란 사람은 양씨에게 “모두 회비 내고 온 사람들인데 (촬영을 거절하면) 너한테 다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했다. 양씨는 계약서대로 5차례 촬영을 진행했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알려질까 전전긍긍하며 지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8일 한 야동 사이트에 양씨의 노출 사진이 올라왔다. 양씨는 “정말로 죽고 싶었다”며 “3차례 자살기도를 했지만 실패하자 더 억울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양씨는 피해자가 더 있다고도 했다. 양씨는 “그 나쁜 사람들을 잡지 못하더라도 더 이상 그런 짓을 못하게 막고 싶다”며 가해자들의 수법과 성희롱 패턴을 열거했다.

또 다른 피해자임을 자처한 배우지망생 이씨는 “그 당시 이런 일을 당한 사실을 누군가에게 꺼내는 것 자체가 너무나 수치스럽고 두려웠다”며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이제라도 신고하기로 마음먹었다”고 고백했다.

이씨는 “야동 사이트에 저희와 같은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들이 굉장히 많았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합당한 죗값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양씨와 이씨의 SNS 계정에는 두 사람에 대한 응원 댓글과 또 다른 '사진촬영 피해자'임을 알리는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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