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법원이 '5·18 민주화운동' 발생 17년 만에 '헌법수호를 위한 결집'이라고 규정했지만, 당시 억울하게 유죄를 선고받은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는 38년이 지난 현재까지 여전히 진행 중이다.
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전날 5·18 민주화운동 직후 유죄판결을 받은 뒤 아직까지 구제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41개 사건 45명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다.
<사진=5·18기념재단> |
이번 재심 청구는 대검찰청이 광주지검 공안부(김석담 부장검사)에 재심 청구를 의뢰한 86개 사건 112명 가운데 관할권이 있는 사건에 대해 검사 직권으로 이뤄졌다. 광주 지역 계염사령부 산하 군법회의서 유죄판결을 받고 관련 특별법에 따라 재심사유가 인정됐으나 당사자가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사례가 대상이 됐다.
해당 특별법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행위나 12.12 사태, 5·18 전후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범죄 행위를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로 처벌받은 사람에 대한 재심 청구를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재심 청구 대상자에 평생을 민주화 운동과 인권 신장에 헌신하다 지난 2006년 별세한 고(故) 홍남순 변호사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홍남순 변호사는 지난 1980년 5월 시민대표 수습 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데 앞장서고 시민들에게 항쟁을 격려했다. 이에 '내란 중요 임무에 종사한 혐의'를 받아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년 7개월 동안 감옥살이를 했다.
홍 변호사 외에도 재심 청구 대상자에는 당시 신군부를 상대로 비상계엄 해제나 김대중 석방 등을 주장하며 항쟁에 참여해 소요죄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으면 당사자나 상속인 등이 구금일수에 따른 형사 보상 청구가 가능해진다.
법원이 1980년 당시 시민들의 항쟁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한 지 20여 년만,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38년 만이다.
<사진=공동취재단> |
앞서 대법원은 문민정부 시절이던 지난 1997년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을 5.18 진압 책임자로 판결하면서 "피고인(신군부)의 국헌문란행위에 항이하는 광주시민들은 주권자인 국민이 헌법수호를 위해 결집을 이룬 것"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또 당시 대법원은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할 수 있다"며 "피고인들의 정권장악을 통해 새로운 법 질서를 수립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헌법에 의한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폭력에 의해 헌법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정권을 장악행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피고인들이 국헌을 문란케 할 목적으로 시국수습 방안 실행을 모의하고 국민들의 반발과 저항을 예상해 시위를 진압하도록 훈련된 공수부대 투입을 계획했다"며 "이에 따라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재진압 과정에서도 다수의 시민을 사망하게 하였다"고 판결내렸다.
이후 2016년 위에서 언급한 민주화운동 특별법 등이 시행되면서 현재까지 5.18 전후 군법회의서 유죄를 판결받은 사건 160건 관련자 402명 중 284명이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피해자 구제와 함께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남은 숙제다.
대법원이 1997년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에 선고한 추징금 2259억원 가운데 아직까지 절반은 환수되지 않았다.
또 최근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에게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비난하는 등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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