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에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지면서 수사단과 문무일 검찰총장 등 내홍에 19일 검찰 전문자문단이 의혹의 핵심인 김우현 대검찰청 반부패부장과 최종원 서울남부지검장(전 춘천지검장)에 대해 불기소로 의결했으나, 문 총장을 둘러싼 리더십 등에 흠집이 생기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전문자문단은 전날 오후 1시부터 19일 새벽 12시 30분까지 ‘강원랜드 채용비리 및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을 심의한 결과, 김우현 부장과 최종원 서울남부지검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불기소’ 의결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문무일 검찰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대검찰청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전문자문단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이 외압 행사 당사자로 지목한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 등 검찰 수뇌부의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전문자문단의 심의 결과에 따라 수사 외압 의혹에 휩싸인 문무일 총장 입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2018.05.18 yooksa@newspim.com |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은 김 부장이 춘천지검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당시 권성동 의원 소환을 미리 보고하라고 담당 검사에 지시하는 등 수사를 막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 검사장이 수사단에게 수사를 조기 종결하라고 압력을 넣었다고 보고 있다.
수사단은 춘천지검 안미현 검사가 지난해 2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를 인계받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 검찰 간부 등으로부터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지난 2월 양부남 지검장을 중심으로 출범했다.
양부남 단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대검 형사부장 등 ‘특수통’ 출신으로, 2009년 방위산업비리 수사와 2014년 원전비리 수사 등을 맡았다. 황의수 부단장과 김양수 조사부장도 특수통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안미현 검사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단 출범 뒤인 지난 3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의 대검찰청 반부패부 압수수색이 현직 검찰 최고위직의 외압으로 저지됐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대검찰청 반부패부 압수수색과 관련해 “실제로는 압수수색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했다”며 “당시 압수수색을 저지한 게 반부패부장인지 (문무일) 총장인지 알 수 없으나 수사단이 압수수색을 저지당할 정도였다면 검찰 최고 간부가 개입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소환과 관련해 “당시 수사관이 권 의원의 보좌관을 소환하기 위해 통화했으나 직후에 대검 반부패부에서 안 검사에게 전화해 대검에 먼저 연락하지 않은 것을 추궁했다”고 폭로했다.
수사단도 안 검사에 힘을 보탰다. 수사단은 “문 총장이 수사단 출범 당시의 공언과는 달리 수사 지휘를 했다”며 문 총장을 압박, 검찰 내홍으로 불거지게 됐다. 최악의 경우, 문 총장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란 시각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수사단은 지난 1일 김우현 부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문 총장에게 보고했으나, 문 총장은 법리적 쟁점이 있다고 판단해 외부 전문가들로 전문자문단을 구성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지시했다.
전문자문단은 검사 및 판사 출신 등 10년 이상 법조계 경력을 갖춘 전문가로, 변호사 4명과 대학교수 3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자문단 심의 결과, 검찰 수뇌부에 해당되는 김 부장과 최 검사장이 사실상 혐의가 없다고 결론난 만큼, 문 총장은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게된 것이다.
다만, 검찰의 수사 공정성은 적지않은 흠집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수사단과 안 검사 측의 반발도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검찰 내홍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문 총장은 “검찰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큰 상황에서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검찰의 의사결정 시스템 중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되돌아보고, 국민들의 기대에 맞게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