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강경모드 전환에 대해 중국 배후설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때로 불쾌감마저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두번째 시 주석과 만난 다음에 태도가 좀 변했다"며 "그것에 대해 나는 별로 좋은 느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은 세계 최고의 도박사, 포커페이스 플레이어"라며 "내가 중국을 갔을 때 아주 큰 환대를 받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두 번째 방문하고 떠난 다음에 태도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최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특별담화를 통해 일방적인 비핵화를 강요한다면 북미정상회담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리비아식 비핵화에 대해 강하게 거부했다. 또 한미연합 공중훈련인 '맥스 선더'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국회 기자간담회를 이유로 남북고위급 회담을 중단시키는 등 남북관계를 긴장으로 몰아넣었다.
◆ 최강 "지분 확보 위해 판 깨는 중국에 대한 불쾌감"
조진구 "美, 중국의 北 지원 약속 바람직 않다고 본 것"
2017년 4월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중국이 자신들의 지분을 확보하려고 판을 깨는 것 같은 모습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쾌감을 보이는 것"이라며 "종전선언까지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의 개입에 대한 불쾌감으로 해석했다. 일부에서 향후 종전 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지만,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조진구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조교수도 "평화협정 과정에서 중국을 배제시킬 수는 없다"면서 "중국이 북한에게 비핵화를 전제로 경제적인 지원을 명시했을 것인데, 미국은 이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 연구원장은 "북중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태도가 바뀌었기 때문에 중국에 어느 정도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중국에게 우회적으로 조심하라고 기선 제압을 위해 하는 말"이라고 말했다.
◆ 홍석훈 "중국 견제 의미도 있을 것, 중국에 너무 의존 말라는 경고"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평화체제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한 전문가도 있다. 홍석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평화체제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견제하려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가로 협상가적 기질이 있어 자신의 스펙트럼을 확대하려고 할 수도 있다"며 "중국이 개입하게 되면 아무래도 방정식이 복잡해지니까 북한을 미국 쪽으로 끌어오려는 것으로 중국에 너무 의존하지 말라는 경고일 수 있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