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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 '통일펀드' 재정비 나섰다

기사등록 : 2018-05-2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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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운용·NH-Amundi운용 통일펀드, 남북경협주 펀드 준비중
하이·하나UBS, 기존 펀드 재정비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남북 해빙 분위기 속에 통일펀드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6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관계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나섰다. 통일펀드를 새롭게 출시하거나 기존 펀드를 재정비하는 운용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에서 도보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4.27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NK자산운용, NH-Amundi(아문디)자산운용은 남북통일, 남북경제협력을 주제로 관련 펀드 출시를 준비중이다. 지금의 남북관계 개선이 단기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펀드 출시에 나서겠다는 것.

BNK자산운용은 북미 정상회담 하루 전인 다음달 11일 'BNK BRAVE NEW KOREA 증권투자신탁(주식)'을 출시할 예정이다. 대표 매니저는 이건민 주식운용 1팀장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도 남북경협주에 투자하는 펀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이후 검토를 시작해 현재 지주와 상품화 논의를 진행중이다. 이에 앞서 남북 경제협력에 따른 수혜업종(ETF)에 투자하는 '위대한 대한민국 EMP 목표전환형 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오는 7월 초 유사한 전략으로 운용하는 개방형 공모펀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앞선 2014년,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론'을 계기로 1세대 통일펀드들이 앞다퉈 시장에 나온 바 있다. 다만 신영자산운용을 제외한 나머지 운용사의 펀드는 설정액이 50억 미만인 자투리 펀드로 전락했고 일부 펀드는 청산절차를 밟기도 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남아있는 1세대 통일펀드의 수익률은 선방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자(주식)A'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1.36%다. 같은 기간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자(주식)ClassA'도 16.80%를 기록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2세대 통일펀드는 1세대와는 차별화를 추구한다. 인프라 개발, 건설 등의 경협 관련 투자에만 국한하지 않고 폭넓은 업종을 담아 수익을 내겠다는 복안이다.

BNK운용은 4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남북 경제협력 ▲남북 경제통합 ▲국내외 기업의 북한 진출 ▲통일투자 단계에서 각각 수혜 종목을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경협 관련 테마엔 건설, 철도, 전력 인프라 관련 종목과 개성공단 재개로 수혜가 전망되는 의류주가 포함된다. 경협 이후 경제통합 테마에선 북한에 대한 투자 확대로 금융주에 주목하고, 의료 기반이 취약한 북한의 상황을 고려해 제약, 헬스케어 업종을 수혜군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기업이 북한에 진출하는 개혁·개방정책 테마에서는 자동차, 휴대전화 등 소비재 업종이 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일 직전에는 관광, 교육, 여행 등 고부가가치 산업 성장을 주시하고 있다.

BNK운용 관계자는 "북한이 점진적 개혁·개방정책을 펼 것"이라며 "4가지 테마를 시기별로 구분하지 않고 동시에 진행한다"고 했다.

기존 펀드를 손보는 운용사들도 있다. 하이자산운용은 지난 2014년 출시한 '하이 코리아 통일 르네상스 펀드’를 재정비한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한 정성적 기업분석을 기반으로 '남북경제협력→화폐통합·자본이동→ 경제성장과 민주화→경제통합·정치통합'이라는 남북통일 가상 시나리오에 따른 단계별 수혜주에 투자한다.

하나UBS자산운용은 기존에 설정된 '하나UBS FirstClass에이스 펀드'를 리모델링해 '하나UBS그레이터코리아 펀드'를 출시했다. 한반도 평화기류 속에서 정세변화에 따라 국면별 수혜업종과 업종별 대표주를 발굴해 선제적으로 투자한다.

통일펀드의 취약점은 대북 리스크다. 수혜업종과 종목을 예측해도 대북 리스크가 부각되면 순식간에 떨어질 수 있다. 통일펀드를 출시하려다 중단한 A 자산운용사 CIO는 "통일, 경협 관련주의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 스킴이 아무리 좋아도 수익률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그렇다고 스킴을 바꿔 대형주를 담으면 무늬만 통일펀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일펀드 출시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남북 경협 내용이 가시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협주의 펀더멘탈을 측정하기도 어렵고, 기대만으로 오른 테마주를 편입할 수 없다"고 전했다. 

 

 

ro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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