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현재 한반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가지 불확실성에 대해 분석했다.
북한 비핵화 절차를 두고 북미 간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남북 관계 역시 순탄치 않은 상황이며 특히 북한의 경우 내부적으로 군부가 '완전한 비핵화'라는 합의 이행을 순순히 수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미국의 유연하고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문 특보는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내나라연구소(이사장 김영래)가 공동으로 주최한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의 미래' 특별학술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사전에 제출한 발제문을 통해 이 같이 평가했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 <사진=청와대> |
북한 내부의 문제와 관련해 그는 "해묵은 한반도 갈등을 짧은 시간 내에 항구적인 평화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며 "특히 문제시 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핵 시설, 물질 및 핵탄두를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할 의향이 진짜 있는가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 아무리 김 위원장이 군부를 통제하고 있다 하더라도 ‘완전한 비핵화’라는 합의 이행을 군부가 순순히 수용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면 북한이 과거처럼 비핵화의 초기 단계에서 실리만 챙기고 다시 협상을 파국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하여 북한 비핵화에 결정적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 더할 나위없는 호재라 하겠으나 실패로 돌아간다면 한반도는 또 다시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로 회귀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남북 관계도 '맥스선더', '종업원 송환' 등으로 '삐걱'
북미정상회담의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이 '리비아 모델', '존 볼턴 국가 안보보좌관' 등으로 인해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점이 가장 문제시되는 대목이다.
그는 "북한이 미국에 경제적 구걸을 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는가 하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죤 볼턴 국가 안보보좌관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또 남북 역시 남북고위급 회담이 연기되는 등 순탄한 길을 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맥스선더’ 한미연합공중훈련에 전략 무기를 전개한 것을 두고 이를 판문점 선언 위배라는 주장했으며 태영호 전 북한 공사의 국회 발언과 탈북자 단체들의 대북 삐라 살포 등을 문제 삼았다.
문 특보는 "답변 말미에 “구름이 걷히면 하늘은 맑고 푸르게 되는 법이다”라고 언급하면서 남북관계 복원의 가능성을 내비추었지만 전망이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다가 지난 19일 북한 적십자회 대변인은 기획탈북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 닝바오 류경식당 여종업원들을 송환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라고 우리 정부 측에 촉구한 바 있는데 이 역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 "中, 북한 비핵화 방법론에 있어 미국과 대척점 이뤄"
중국 변수도 심상치 않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2차 회동 이후 북한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문 특보는 "물론 시 주석은 일관되게 ‘한반도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한 현안 문제의 타결’을 주장해 왔지만 북한 비핵화의 방법론에서는 미국과 대척점을 이루고 있다"며 "‘쌍중단, 쌍궤병행’을 포함하여 북한이 선호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른 점진적 해법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의 여정이 험난할지라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일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라며 "평화로운 한반도로 향하는 길 위에는 숱한 제약과 도전이 숨어 있고 이 냉엄한 현실을 한결같이 인식할 때라야 최종 목적지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동안 신중하고 끈기 있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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