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데이터IN'은 각종 데이터에 담긴 우리 생활 속 이야기부터 사회문제까지, 숫자에 숨은 행간을 찾아내는 데이터저널리즘입니다.
◆같은 지역, 다른 미세먼지 농도
어느덧 미세먼지 공화국이 돼버린 대한민국. 스마트폰과 아침 일기예보를 통한 미세먼지 농도 확인은 이제 일상이 됐다. 서울 시민은 서울 미세먼지 농도를, 경기도민은 경기도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게 보통. 하지만 같은 지역이라고 미세먼지 농도가 모두 같은 건 아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미세먼지 농도가 모두 다르고, 경기도 31개 시·군의 미세먼지 농도 역시 제각각이다. 일기예보 속의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치일 뿐, 자치구별 편차는 보여주지 못한다. 오늘의 서울 미세먼지 농도가 50㎍/㎥라도 서울 중구의 미세먼지는 150㎍/㎥일 수 있다는 의미다.
서로 다른 서울 자치구별 미세먼지 농도 <사진=에어비주얼> |
실제로 28일 오후 3시 기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30㎍/㎥로 보통 수준이었지만 같은 시각 서대문구는 ‘나쁨’ 단계인 107㎍/㎥였다. 부천시 역시 지역 평균은 43㎍/㎥였으나 중4동은 129㎍/㎥로 3배나 짙었다.
◆한겨울에도 미세먼지가?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계절은 봄철로 알려졌지만 2017년 서울시 기간별 일평균 대기환경 데이터를 보면 의외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전체 서울시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높았던 날짜를 살펴보면 대부분 겨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가장 높은 미세먼지 농도를 보인 자치구는 동대문구였는데, 12월 30일 측정 기준 145㎍/㎥였다. 중랑구(141㎍/㎥), 서초구(140㎍/㎥), 영등포구·강동구(137㎍/㎥)도 같은 날 최악의 미세먼지 농도를 보였다.
지난해 일일 최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30곳을 모두 따져봐도 대기상태가 최악인 때는 모두 겨울철이었다. 중국의 석탄난방으로 발생한 미세먼지가 한국에 넘어오면서 미세먼지 청정계절로 꼽혔던 겨울도 더는 안전하지 않은 셈이다.
<그래픽=임성봉 기자> |
◆정확한 미세먼지 정보, 토종 자료로는 부족해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며 미세먼지 정보 안내 시스템도 다양화되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에어코리아(www.airkorea.or.kr). 대기오염과 관련해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과거 자료까지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에어코리아는 국내 미세먼지 경보 기준을 따르는 탓에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의 미세먼지 경보 기준은 51~100㎍/㎥를 ‘나쁨’ 단계, 101㎍/㎥부터를 ‘매우 나쁨’ 단계로 본다. 국내는 이보다 상황이 안 좋은 81~150㎍/㎥을 ‘나쁨’, 151㎍/㎥ 이상을 ‘매우 나쁨’으로 판단한다.
<사진=세계보건기구 대기오염지도> |
이런 이유로 최근엔 국제기준에 따른 경보 상황을 알려주는 해외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다. 대표적인 것이 영어판 에이비주얼과 일본어 기반의 텐키다. 이들 앱들은 사용자가 사는 국가와 도시, 동단위까지 미세먼지 분포를 표시한다. 더욱이 세계 곳곳의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를 보여줘 토종 정보보다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imbong@newsp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