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시민사회단체가 “제주 베트남 어업이주노동자 폭행 사건의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고 피해자를 긴급 구제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등 20여 개 시민단체가 모인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은 29일 청와대 앞에서 ‘제주 베트남 어업이주노동자 폭행 사건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 조사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주 베트남 어업이주노동자 폭행 사건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 촉구를 위한 동시다발 기자회견' 모습. 2018.05.29 kmkim@newspim.com <사진=김경민 기자> |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갈치잡이 배 선원으로 일하던 베트남 국적 T씨(남·22)와 S씨(남·22)는 선장으로부터 일상적인 폭언과 폭행, 성추행 등을 당했다.
특히 T씨는 지난해 12월께 선주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동료에게 이유 없이 폭행을 당했다. 참다못한 T씨는 이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신고했고 올 1월께 사장으로부터 “때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하지만 폭언·폭행은 계속됐고 급기야 올 3월께 사장은 T씨를 바다에 밀어 빠트렸다.
또 선장은 지난해 말부터 S씨의 성기를 꽉 움켜쥐는 등 주 3~4회 정도 성추행을 가했다.
이 같은 문제로 T씨와 S씨는 직장 이전을 요구했으나 사업주는 오히려 “500만 원을 내놓으라”는 입장을 취했다. 이에 올 3월 T씨와 S씨는 이를 경찰에 고소하고 제주이주민센터가 운영하는 쉼터에 기거하고 있다.
백선영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부장은 “이주노동자들은 지원이나 협력해줄 사람이 없어, 설사 폭행 등 피해 신고를 하더라도 해고나 강제 출국 협박까지 받기 때문에 문제 제기 자체가 봉쇄된다. 본질적으론 모든 권한이 사업주에게 달려 있는 고용허가제 때문"이라며 "이주노동자를 노예로 만드는 고용허가제를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
이 단체들은 ▲폭행 피해 이주노동자에 대한 긴급 구제지침 마련 ▲경찰서, 노동부 등 조사처에 전문 통역인 마련 ▲이주노동자 선원 노동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와 이에 따르는 대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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