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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노트, 책, 달력 같은 종이 제품은 어떤 생산 공정을 거쳐 우리 손에 들어오는걸까?
출발점은 펄프(Pulp)다.
펄프란 침엽수 혹은 활엽수를 조각 낸 목재칩(Wood chip)에서 수분을 뽑아내 압착한 섬유질인데, 여기에 광택을 입히고 표면 처리를 하면 인쇄용지가 되고, 이것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노트, 책, 달력같은 종이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종이 제품이 우리 일상에서 얼마나 광범위하게 사용되는지를 알면 경이로울 것이다.
종이 제품 제조 공정. 자료 : 무림P&P 홈페이지 및 사업 보고서 |
◆ 국내 유일 펄프 제조 기업
이렇게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펄프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 무림P&P다.
무림P&P는 목재에서 우드칩을 추출해 펄프를 제조하고, 이를 한솔제지, 유한킴벌리 등의 국내 인쇄용지 업체에 판매한다. 펄프로 인쇄용지를 만들어 도매상이나 거래처에 공급하기도 한다.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인쇄용지 75%, 펄프 25%이다. 안정적인 우드칩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서울시 면적에 달하는 6만5000㏊의 조림지를 확보하고 있다.
무림P&P의 매출액 비중. 자료 ; SK증권 |
제지업이 사양 사업이다보니 이 회사는 그간 간신히 이익을 내왔고 지난 2016년에는 소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 펄프 가격 급등으로 실적 개선
그런데 무림P&P가 확 달라졌다. 지난해 이 회사는 365억의 당기순이익을 낸 데 이어 올해는 585억원의 역대 최대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 회사가 흑자 전환한 가장 큰 이유는 펄프 가격 급등이다. 국제 펄프 가격(활엽수 기준)은 2월 톤당 895달러로 역대 최고치이던 2011년 7월의 905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국제 펄프 가격은 지난 2016년 8월 1톤당 550달러로 바닥을 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국제 펄프 가격 추이. 자료 : 현대차투자증권 |
◆ 펄프 가격은 왜 급등하는 걸까?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환경 오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 정부는 자국의 펄프 공장에 대해 노후 설비를 교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노후화된 펄프 공장의 가동은 제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에 미세 먼지와 대기 오염을 불러 일으키는 '주범'으로 펄프와 석탄을 지목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펄프 보시와 생산의 25%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 중국의 강력한 규제가 지속되는 한 펄프 가격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펄프 가격 상승으로 제지 가격이 인상되는 것도 이 회사에 우호적이다. 한솔제지, 깨끗한나라, 전
주페이퍼, 한국제지 등 국내 제지 업체들은 원재료인 펄프 가격이 오르자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우드칩 가격은 안정적인데 제지 가격이 오르면 무림P&P의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된다
올해 무림P&P의 예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6670억원, 영입이익 806억원, 당기순이익 585억원으로 ROE(자기자본이익률) 10%, PER(주가수익배수) 8.3배이다. 주주에게 두 자릿수의 연간 이익을 내주는 기업으로 환골탈태했는데, PER는 최근의 주가 급등에도 여전히 한 자릿수인 것이다.
향후 국제 펄프 가격 추이와 이 회사의 주가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림P&P의 제품 생산 및 판매량. 출처 : 무림P&P 홈페이지. 단위 톤 |
회사는 2011년 3월 완공한 펄프-제지 일관화 공장은 펄프 공정에서 발생하는 흑액을 연소시키기 때문에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종이를 생산한다. 경쟁 제지사들은 제지 건조에 사용하는 스팀을 벙커씨유를 사용해 생산한다.
hankook6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