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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증시 투자자들 ‘아베 리스크’ 주시...아벡시트(Abexit) 우려

기사등록 : 2018-05-3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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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외국인 등 해외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일본 주식시장 참가자들이 이른바 ‘아베(安倍)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다. 연이은 사학 스캔들 등으로 최근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아벡시트(Abexit)’에 대한 우려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벡시트란 ‘아베노믹스(Abenomics)’와 ‘엑시트(Exit)’의 합성어로 아베 총리의 퇴진을 의미한다. 아베 총리가 퇴진하면 구로다 하루히코(黒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의 퇴임 리스크도 불거질 것이며, 이는 그동안 일본 경제의 성장과 주가 상승을 뒷받침해 왔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의 중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주(21일~25일) 도쿄 증시에서는 글로벌 증권·투자금융 그룹인 제프리즈(Jefferies)가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선거 3선은 어렵겠지만, 자민당 정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 리포트(Abe : The King May Soon be Dead, Long Live the King!)가 일본 주식의 매도 재료가 됐다.

21일 2만3002.37엔으로 한 주를 시작했던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는 25일 2만2450.79엔으로 마감하며 한 주간 2.09%나 하락했다. 토픽스(TOPIX)도 2.40% 떨어진 1771.70포인트로 한 주를 마감했다.

5월 14~25일까지의 닛케이주가 추이<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내각 지지율 급락하면서 아베 리스크에 주목

해외투자자들이 아베 리스크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의 내각 지지율이 급락했던 지난 3월부터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 3월 말 조사에서 전월 56%에서 14%포인트 하락한 42%로 급락했다. 1개월 간 낙폭으로서는 2012년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후 최대였다.

이에 시장에서는 ‘6월 국회 회기가 끝나면 아베 총리가 중의원 해산·총선거를 결정할 것’ ‘아베 총리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3선을 포기할 것’ 등의 관측이 제기됐다. 美 대형 금융회사의 도쿄 지사에서 근무하는 한 투자전략가는 “해외 고객이나 지점으로부터 3월 중순 이후 갑자기 문의가 늘어났다. 많을 때에는 하루 10건을 넘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해외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아베 리스크 전개는 ‘내각 지지율 급락→중의원 해산·총선거→자민당 패배→아베 총리 퇴진, 또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패배→아베노믹스의 종언→BOJ의 양적완화 종료이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아베노믹스 종료, 나아가 BOJ 금융완화 정책의 중단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는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의 중단을 의미하는 아벡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일본 주가가 20%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아베노믹스의 계속이 최선’이라는 게 시장의 분위기지만,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 25~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42%를 기록하며 전회 조사(43%)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민당 총재 선거 지지율에서도 2위로 밀려났다. 이날 함께 발표된 총재 선거 지지율 조사에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수석 부간사장이 28%로 1위를 차지했다. 아베 총리는 24%로 2위에 머물렀다. 전회 조사에서는 아베 총리와 고이즈미 부간사장이 26%로 동률이었다.

외국인 등 해외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거래 비중은 60% 정도다. 이들의 거래 동향에 주가가 좌우될 만큼 존재감이 크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이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세, 이탈리아 정국 향방 등 정치적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증시에서도 당분간 ‘정치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우)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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