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세원 기자=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중국의 소비재 수입 관세 인하 정책이 중국 내수 소비 확대와 중국인의 해외 지출 감소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높은 관세로 수입품의 국내 유통가와 해외 현지 판매가의 가격 차가 컸고, 이는 중국인의 해외 소비와 지출을 늘리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중국 국내 판매가격 하락으로 국내외 가격차가 좁혀지면, 중국인의 해외 소비를 국내로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화장품 등 소비재 가격 하락 예상, 가전 등 영향은 미미
최근 중국 국무원 상무회의는 7월 1일부터 의류·주방·스포츠용품 등 소비재에 대한 수입 관세를 평균 15.9%에서 7.1%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평균 20.5%에서 8%로, 어획 수산물과 미네랄 생수 등 가공식품은 15.2%에서 6.9%로 낮아진다. 화장품과 일부 의약품 관세는 평균 8.4%에서 2.9%로 인하된다.
이번 조치는 기존 세금 혜택 대상이 아니었던 일부 품목까지 확대·포함한 만큼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유력 매체 제몐(界面)은 “운동화, 스포츠의류, 아웃도어 제품 등 중국 기업 선호 수입품을 비롯해 화장품, 육아용품, 시계, 안경, 승용차 등 중국 소비자 선호 수입 품목이 대거 포함됐다”고 밝혔다.
현지 전문가는 소비재 수입 관세 인하로 화장품 등 일부 산업 전반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2016년 중국이 수입 화장품 소비세를 30%에서 15%로 인하한다고 밝혔을 때 중국 내 화장품 브랜드가 일제히 가격 인하에 나서며 산업 전반의 제품 가격이 낮아진 바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당시 일부 대형 화장품 브랜드 가격 인하폭은 10%에서 30%에 달했다.
가정용 전기 제품에 대한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유력 매체 제몐은 자오핑(趙萍) 중국무역촉진연구소 국제무역연구부 주임과의 인터뷰를 인용, “최근 몇 년간 중국 가전업체 기술력이 향상되고 제품 품질이 높아지면서 자국산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커졌다”며 “과거와 달리 수입 가전 제품에 대한 중국인 선호도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 수입업체 중 85.8%가 향후 1년간 가전제품 수입량을 기존 수준대로 유지하겠다고 답했고 10.3%는 수입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수입량을 늘리겠다고 대답한 비율은 3.9%에 그쳤다.
◆ 국내외 가격 차 축소, 중국인의 해외소비 감소와 국내 지출 확대 기대
이번 조치는 명품·프리미엄 소비재의 해외 소비를 자국으로 돌릴 수 있는 ‘소비 진작 정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중국인은 국내외 동일 제품 가격 차이 때문에 해외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최근 1년 중국인 해외 소비 규모는 2000억 달러(약 215조 원)로, 국내외 가격 차이가 큰 손목시계, 가방, 의류, 주류, 전자제품 등 해외 구매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소비재 수입 관세를 인하하면 중국 내 수입품 가격이 낮아져 해외로 유출되는 중국인 관광객 소비를 자국으로 유인할 수 있다. 중국 내 수입품 소비가 증가하면 관련 일자리 증가 및 세수 확대 등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면세품은 관세 외에도 소비세, 부가가치세 등 혜택이 있기 때문에 가격차 축소가 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면세점 특성상 대형 공항 입점, 유통 채널 우위 등을 점하고 있고 리다오면세(離島免稅, 중국에 위치한 섬에 면세 혜택 부여) 등 정책적 혜택을 누리고 있어 이번 조치와는 상관없이 안정적 산업 성장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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