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newspim

[전문] 김명수 대법원장 "잘못된 관행 바꿔야"…법관들에 위로·격려

기사등록 : 2018-06-01 16:06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김명수 대법원장, 1일 전국 법관들에게 전자우편 발송
"조사결과 충격…사찰·통제 대상 된 법관들께 위로의 말씀"
"수치심에 무너지지 말고 양심 동력삼아 관행 바꿔야"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조사 결과 관련, "잘못된 관행과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법관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1일 대법원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이날 사법부 전산망을 통해 "진실을 밝혀낼 용기를 주시고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주신 법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이같은 내용의 전자우편을 전국 법관들에게 발송했다.

김 대법원장은 "조사결과를 접하고 수많은 법관들께서 헌신하며 지켜온 자긍심과 국민들께서 사법부에 보내주신 신뢰가 함께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충격이었다"며 "소신있는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사찰과 통제의 대상이 됐던 법관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스스로 우리가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은 법관으로서의 자존심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수치심에 무너지지말고 양심을 동력 삼아 잘못된 관행과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각 법원 판사회의와 법원장간담회, 전국법관대표회의 등에 지혜와 의지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김 대법원장 입장 전문.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 발표가 임박한 25일 오전 김명수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동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18.05.25 yooksa@newspim.com

존경하는 전국의 법관 여러분!

저도 여러분과 같은 날 조사결과를 접하였습니다. 수많은 법관들께서 헌신하며 지켜온 자긍심과 국민들께서 사법부에 보내주신 신뢰가 함께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충격이었습니다. 법관들께서 느끼신 충격과 비참함은, 대법원장의 자리에 있다고 하여 다르지 않습니다.

우려하는 분들도 있었으나, 많은 법관들께서 진실규명을 통해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아주셨고, 저는 깊은 고민 끝에 이 조사의 실시를 결단하였습니다. 진실을 밝혀낼 용기를 주시고,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주신 법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었다는 이유로 사찰과 통제의 대상이 되었던 법관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국민들의 무거운 질책을 견디고 계신 전국의 모든 법관들께도 마찬가지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진상조사 실시에 반대하셨던 분들도 있고, 지금도 많은 법관들께서 과감한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 국민의 재판에 대한 신뢰의 관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 등 다양한 의견을 전해주시고 있습니다. 법원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하나같음을 알고 있기에, 모든 분들의 지혜롭고 소중한 의견을 진심으로 경청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법관 여러분!

오늘 우리가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은 우리에게 법관으로서의 자존심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수치심에 무너지지 말고, 우리의 양심을 동력으로 삼아 스스로를 되돌아보면서 오랜 기간 굳어진 잘못된 관행과 문화를 바꾸어야 합니다. 각 법원의 판사회의와 전국법원장간담회, 전국법관대표회의 등을 통하여 지혜와 의지를 모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 동안 저를 믿고 어려운 시기를 인내하여 주셨음에도, 우리에게는 다시 제 뼈와 살을 도려내야 하는 긴 고통의 시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우리의 소중한 법원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희망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저는 법관 여러분의 의지와 저력을 믿고 국민들께서 주시는 채찍을 앞장서서 받으면서, 법관의 독립과 양심이 살아있는 사법부로 굳건히 설 때까지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 6. 1.

대법원장 김명수

 

brlee19@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