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중국펀드가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지수 편입 영향으로 신흥국 조정장에서 선방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들로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A주의 MSCI EM지수 편입은 시작 단계여서 향후 편입 비중 확대를 고려해 장기투자 관점을 견지할 것을 주문했다.
4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후 중국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은 1.2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 0.57%보다는 높지만 신흥국 증시 조정 흐름을 중국증시 역시 피하진 못했다. 상해종합지수는 지난 1월 3500선 돌파하며 고공행진 했지만 2월 들어 급격히 하락하며 지금은 3000선으로 내려앉았다. 중국 정부의 금융 긴축정책과 미중 무역마찰로 투자심리가 급랭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앞서 중국 A주의 MSCI EM지수 편입 소식이 알려지며 중국증시와 중국펀드 수익률 상승이 기대됐다. MSCI EM지수는 세계 최대 지수산출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 운용하는 지수로 한국과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 상장 기업 위주로 구성된다. MSCI EM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패시브만 2300억달러, 액티브까지 포함하면 약 1조8000억달러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선 중국 A주의 MSCI EM지수 편입으로 연내 1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중국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나마 중국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을 보면 다른 신흥국대비 선방한 편이다. 인도, 베트남, 브라질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에 허덕일 때 중국 주식형펀드는 2.55% 수익률을 기록했다. MSCI EM지수 편입 효과가 미리 나타났다는 진단이다. 고정희 한화자산운용 차이나에쿼티 팀장은 "최근 후강통, 선강통을 통해 중국 본토로 외국인 자금 유입되는 흐름을 보였다"며 "지난 달 31일에도 두 시장을 합쳐 66억원 정도 유입돼 한 달 최고치를 기록 하는 등 MSCI EM지수 공식 편입 전 해외 자금 미리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식 지수 편입 이후 관망세다. 지난 1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6% 하락한 3075.14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MSCI는 장 마감 직후 중국 A주 226개 종목을 신흥국 지수에 편입했다. 편입 비중은 유통 시가총액의 2.5%다. 오는 9월 추가로 2.5% 비중이 편입되면서 올해는 최종 5%가 편입된다.
중국펀드가 작년 수준의 높은 수익률을 내지 못하는 건 MSCI 편입 기대감을 상쇄하는 여러 요인들 때문이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신흥국 자금 유출을 부르고, 미중 무역갈등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한 해외주식운용 매니저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최근 3개월 동안 달러지수가 4%대 강세를 보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무역 체제를 흔드는 발언도 신흥국 자금 유출을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중국 A주의 MSCI EM지수 편입 효과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앞서 해외주식운용 매니저는 "중국 A주가 MSCI EM지수에 편입되는 비중이 작아 당장 시장을 끌어 올릴 이슈는 아니다"며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자본이 들어와 투자자 구성이 다양해지고 장기 투자자가 늘어 중국증시의 밸류에이션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MSCI 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 수급 확대로 투심 회복과 편입종목들의 주가 반등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증시에서 외국인 투자비중이 낮아 전체 증시흐름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금융규제 강화 등의 이슈로 부정적 영향이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 MSCI 편입 이슈가 증시를 뚜렷한 상승세로 전환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중국증시에 A주 MSCI EM지수 편입 외에도 다른 변수가 많아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편"이라며 "당분간은 중국과 홍콩, 미국에 상장돼 있는 중국기업에 포괄적 투자하는 게 안정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 상해, 신천, 홍콩, 미국 등 전체적 아우를 수 있는 중국펀드 투자 전략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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