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 “역동적이면서도 흔들림이 없다. 중형 세단이 낼 수 있는 속도와 고속 구간에서 안정성을 모두 다 잡았다.”
혼다코리아의 10세대 어코드를 시승하고 내린 결론이다. 기자는 지난달 31일 신형 어코드로, 경기도 양평군 블룸비스타에서 이천 테이크그린 카페까지 왕복 약 100㎞ 구간을 달렸다.
시승차는 2.0ℓ가솔린 터보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로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을 탑재, 고출력 256마력(6500rpm)과 37.7kg·m(1500~4000rpm)의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시승구간은 대부분 고속도로로 구성돼 있는데, 오고가는 차량이 많지 않아 가속 페달을 힘껏 밟을 수 있었다.
신형 어코드는 달리기에 꽤나 신경을 쓴 차다.
운전대부터 9세대 어코드와 확연히 달렸다. 기존 모델에 비해 직경은 작아지고 약간 더 두툼해진 덕분에 어코드를 보다 경쾌하게 조작할 수 있었다.
혼다코리아 10세대 어코드.[사진=전민준 기자] |
고속도로에 오르자 가장 먼저 탁 트인 시야가 눈에 들어온다. 어코드는 저중심 설계를 하면서 전고를 기존 모델 대비 15mm 낮춰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그런데도 마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앉아 있는 것처럼 전방과 좌우 시야가 넓었다.
차량의 운전석과 조수석 쪽 문에 달려 후방을 볼 수 있는 반사경(사이드 미러)은 문손잡이에 가까운 쪽에 붙는 형태(플래그 타입)로 바뀌어 주변에 작은 장면까지 잘 비췄다.
고속도로에서는 풍절음이나 하부소음은 잘 억제했고, 속도를 높여도 노면을 안정적으로 잡고 달렸다.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제법 출력이 강하게 나오며 차체를 호쾌하게 밀어붙인다.
2.0ℓ 터보엔진이 가진 장점을 마음껏 발휘하기 시작한다. 충격흡수장치(서스펜션)는 단단하면서도 승차감을 잃지 않은 접점을 잘 찾았다. 방지턱을 넘을 때에도 불쾌한 출렁거림은 느낄 수 없었다.
추월을 위해 차선을 바꿀 때도 움직임이 매우 자연스럽다.
마치 순간이동 하는 것처럼 차선을 넘나들었는데, 스포츠카에서나 맛 볼 수 있는 움직임이었다. 추월한 뒤 원래 차선으로 복귀할 때도 안정적이었다. 묵직한 중형세단 특유의 출렁거림과 쏠림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이런 주행성능은 급한 굴곡길(커브)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속으로 커브를 돌아나가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가속 페달을 밟는데도 쑥쑥 빠져나간다. 무게 중심이 낮은데다 차체도 가벼워서 쏠림 현상이 거의 없다. 마치 후륜구동 차량을 운전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고속주행 하면서 혼다코리아에서 강조한 첨단운전보조시스템(혼다 센싱) 성능도 실험해 봤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저속 추종 장치(ACC). 30km/h에서 180km/h까지 속도를 유지하며 전방 120m에 있는 차량까지 감지한다. 물론 30km/h 미만에서도 작동하지만 전방에 장애물이 없는 경우 최저 30km/h로 주행한다. 시가지를 운행하는 동안 앞차를 따라가는 추종 기능이 매끈해 속도를 한 번에 높이거나 낮추지 않아 이질감이 적다. 완전히 정차하면 알아서 출발은 하지 않아 스티어링 휠의 버튼을 누르거나 가속 페달을 밟아야 다시 앞 차를 따라간다.
다만 아쉬웠던 건 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LKAS)이었다. 시속 72㎞/h 이상에서 동작하는 이 기능은 차선 인식을 종종 놓쳤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완전히 손을 떼었을 때 15초 내외 유지했고 좌우로 움직임은 반복하지 않았다.
혼다코리아는 신형 어코드를 선보이면서 ‘압도적인 고객 만족’, ‘압도적인 자신감’을 강조했다. 거기에 완벽히 부합할 수 있는 조건을 다 갖춰 나왔다고 기자는 개인적으로 평가한다. 어코드는 뛰어난 성능과 세련된 외관으로 소비자를 매료시킬 것이라고 확신한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