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세기의 만남'이 원만하게 마무리 된 가운데, 중국에서는 본격적인 한반도 해빙 무드로 북·중(北中) 경협 사업이 추진 동력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홍콩매체 SCMP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국제문제연구원(中國國際問題研究院)의 우징징 연구원은 “북한 경제는 중국 둥베이(東北) 지역 경제와 불가분의 관계이다”며 “특히 인프라 구축 사업 추진은 둥베이 지역은 물론 북한 경제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매체는 북중 접경 지대인 압록강 일대 수력발전소를 유력한 양국의 인프라 협력사업으로 꼽았다.
북중 양국은 합작 회사인 조중수력발전공사(朝中水力發電公司)를 통해 압록강 유역에서 4곳의 수력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이 곳에서 생산된 전력은 랴오닝성,지린성,일부 북한 지역에 공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중 양국의 수력 발전사업은 60여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협력 분야로, 대북 제제 조치도 피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중 양국은 압록강 유역에서 2개의 수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지린성의 왕장러우(望江楼)댐과 북한의 문악댐이 건설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두 곳의 수력발전소는 모두 중국의 자본으로 건설된 후 생산된 전력은 중국으로 공급될 계획이다.
나선경제특구를 포함한 ‘두만강 개발사업’도 대표적인 북중 경협 사업으로 재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홍콩 매체인 싱다오환추왕(星島環球網)에 따르면, 지린대학(吉林大學)의 한반도전문가 왕성(王生) 교수는 “북한의 경제발전은 주변국가에 막대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두만강 개발사업과 일대일로 사업을 연계하는 한편 한국,러시아 등 주변국들을 끌어들이면 사업성이 극대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중국은 북한이 추진한 ‘나선 경제특구’의 핵심 사업인 나진항 개발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 북중 양국은 지난 2011년 중국측이 30억 달러를 나선 경제특구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50년간 부두 사용권을 가지는데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의 대북제제 참여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관련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본격적인 한반도 긴장 완화로 나선경제특구는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은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빙상 실크로드(冰上絲綢之路)’ 계획과도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
북극해를 이용한 빙상실크로드 및 수에즈 운하및 말라카 해협을 거치는 남방항로 <사진=바이두> |
중국 정부는 북극 항로를 통해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빙상 실크로드’ 를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이어 ‘제3의 실크로드’로 지정한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전통적인 항로인 수에즈 운하를 거치는 남방항로 대신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운항 거리가 대폭 단축돼 막대한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북극항로는 중국의 다롄(大連) 및 훈춘(琿春)에서 동해를 거쳐 발트해,유럽의 북해를 연결하는 노선으로,전통적인 항로에 비해 50%의 운항 거리가 줄어든다. 더불어 연간 533억달러~1274억달러의 물류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빙상 실크로드의 시작점으로 주목받는 훈춘(琿春)은 두만강변에 위치한 북중 접경도시로, 북한 최북단 항구인 나진항에서 48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이 곳은 훈춘을 출발해 북한 나진항을 거쳐 부산항까지 연결되는 육해 복합 운송 노선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이같은 지정학적 이점을 지닌 훈춘은 한반도 평화 무드로 철도와 해상을 이용한 복합운송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핵심 물류 관문도시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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