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투자자들의 관심이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로 이동하면서 뉴욕증시가 좁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을 연출했다.
이달 회의에서 정책자들이 25bp(1bp=0.01%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가속도를 낸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58포인트(0.01%) 소폭 내린 2만5320.73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4.85포인트(0.17%) 완만하게 오른 2786.85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3.8포인트(0.57%) 뛴 7703.79에 마감했다.
‘세기의 담판’으로 지칭됐던 북미 정상회담이 마무리됐지만 방위산업 섹터가 완만하게 하락 압박을 받았을 뿐 증시 전반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양국 정상의 공동 성명 내용이 당초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했던 완전하고 확인 가능하며 불가역한 비핵화(CVID)에 비해 수위가 낮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 데다 종전 선언도 제시되지 않은 데 따라 시장의 축포는 엿볼 수 없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연준에 집중됐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집계한 채권 트레이더의 금리인상 전망치는 90%에 이른 상황. 문제는 하반기 긴축 속도에 대한 힌트다.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가 올해 네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이날 발표된 인플레이션 지표가 시장 전문가들을 긴장시켰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연율 기준으로 2.8%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초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국제 유가와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한 데다 의료비와 주거비가 동반 상승하면서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 지표는 이날 장중 증시 변동성을 높인 한편 연준의 금리인상이 앞서 예고한 것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부채질했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마크 케프너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어느 방향으로도 공격적인 베팅에 나서지 않았다”며 “연준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의 회의 결과도 금융시장을 크게 흔들어 놓을 수 있는 변수”라고 강조했다.
앞서 페트르 프레이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유로존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라 투자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이른바 출구전략이 공식적으로 논의될 것인지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 밖에 북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 IG의 크리스 부샴 애널리스트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자는 움직임이 관찰됐다”며 “지난 주말 선진 7개국(G7)의 회담 결과도 이날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트위터가 JP모간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5% 이상 랠리했다. JP모간의 더그 앤무스 애널리스트는 트위터의 목표주가를 37달러에서 50달러로 대폭 높여 잡았다.
세이지 제약은 우울증 치료제 개발 소식에 19% 폭등했고, AT&T와 타미워너는 850억달러 규모 합병에 대한 미 법무부의 판결을 앞두고 보합권에서 등락이 엇갈렸다.
테슬라는 수 천명의 감원을 실시할 것이라는 발표가 전해진 가운데 3% 이상 급등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